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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外傷도, 흔적도 없다…인천 지하 송유관 시신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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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지하 송유관에서 숨진 채 발견된 50대 남성의 사망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미궁에 빠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타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나왔지만 지하송유관 주변 폐쇄회로(CC)TV에도 사망 이전 행적이 전혀 확인되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일보

인천 서부경찰서 전경/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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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한 지하 송유관에서 발견된 A(51)씨를 부검한 국과수는 이날 "직접 사인을 밝힐 수 있는 외상(外傷)은 없으며, 소화기관에 음식물도 없다"는 1차 구두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현재까지 타살 혐의점은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외상이 없는 만큼 A씨가 추락사했을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이 발견된 지하 송유관은 지상에서 약 5m 깊이로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구조다.

경찰은 A씨의 사망 전 행적을 밝히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이 지하 송유관 주변 CCTV 4대의 영상을 분석했으나, A씨의 모습이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 지하 송유관 내에는 CCTV가 없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 송유관의 구조로 볼 때 A씨가 다른 경로로 숨진 장소에 접근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주변인 조사에서도 아직 사망 경위를 밝힐 단서는 나오지 않았다. A씨의 동생은 경찰 조사에서 "20년 넘게 연락을 끊고 살아 형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알 수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A씨가 인천에 산다는 사실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주거지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A씨가 송유관과 관련된 일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왜 그가 지하 송유관에 갔는지도 의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하송유관 입구 바로 옆에 2차선 도로가 있고, 이 도로와 지하 송유관 입구 사이에 1m 높이의 펜스가 있지만 성인 남성이 송유관에 접근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경찰은 우선 A씨의 금융자료나 동선 등을 토대로 지하 송유관까지 오게 된 경위를 파악할 방침이다.

A씨의 시신은 지난 17일 오전 9시 45분쯤 지하 송유관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의 시신은 긴 소매 티셔츠와 긴 바지 차림이었고, 부패 정도는 심하지 않았다. 시신 주변에서 A씨가 입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외투 등도 발견됐지만, 유서는 없었다.

[권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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