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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국내서 궁지 몰린 트럼프, 김정은 ‘핵 담판’으로 시선 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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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북한이 1차 정상회담 이후 실질적 비핵화 조치를 하지 않아 미국에서 회의론이 높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이를 두고 야당인 민주당의 공세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핵 담판’으로 시선을 돌려 판세를 뒤집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17일 "민주당과의 싸움에서 밀린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과 회동을 통해 자신의 협상력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쓸데없는 짓으로 보는 회의론자들이 많은데, 그들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낸시 펠로시(민주당 소속) 하원 의장보다 아시아의 독재자(김정은 지칭)를 상대하는 걸 더 쉽게 느낄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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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15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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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차관을 지낸 에릭 에델만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으로부터 진짜 양보를 얻어내면 비록 방법은 비(非)정통적이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는 얻어냈다’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미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그 어느 때보다도 위태롭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이달 15일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에게 사실상 종신형을 선고했다. ‘러시아 스캔들(러시아의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 수사의 칼날을 트럼프 대통령의 목 밑까지 들이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패배한 뒤로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과 연일 갈등을 빚고 있다. 민주당이 자신이 원하는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을 주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최장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을 불사한 데 이어 지난 15일에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민주당은 위헌 소송을 내 트럼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울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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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6월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만났다. /싱가포르 통신정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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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으로부터 1차 때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약속을 이끌어내면 국내에서 코너에 몰린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역전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정상회담 기대치를 은근슬쩍 낮췄는데, 이는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적 행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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