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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바이든 정면돌파 의지에도… 민주 의원 5명째 “사퇴하라” [뉴스 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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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리스크’ 내홍 가열

바이든 “사퇴 가능성 완전 배제

트럼프 추가토론 제안도 응할 것”

유세 접촉 늘리며 논란 불식 나서

인지력 공개 검사 요구는 ‘거부’

크레이그 “트럼프에 못 이겨” 반기

상원도 사퇴문제 논의 회동 추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대선 토론에서 참패한 후 거세게 이어지고 있는 사퇴요구를 거부하고 정면돌파에 나서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의 단호한 움직임과는 달리 민주당 내부에서는 사퇴 결단 요구가 확산하는 등 지지층 내부에서부터 혼란이 커지는 모양새다.

바이든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보 사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완전히 배제한다”고 밝혔다. 최근 민주당 내외에서 이어지고 있는 대선후보 사퇴요구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도 “내가 이 선거에서 승리해 대통령이 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면서 대선 레이스에서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추가토론에 대해서도 “지금 약속한다. 분명히 할 것”이라고 수락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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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지자 “바이든, 성화를 넘겨라” 미국 위스콘신주 매디슨의 한 중학교에서 5일(현지시간) 열린 선거유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하는 동안 한 민주당 지지자(윗줄 가운데)가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의미의 ‘성화를 넘겨라(pass the torch)’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매디슨=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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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일대일 토론에서 말을 더듬고 제대로 된 문장을 구사하지 못해 고령으로 인한 건강 및 인지력 저하 논란에 휩싸였고, 민주당 안팎에서는 그의 후보직 사퇴 결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 이후 곧바로 북부 경합주인 위스콘신주를 찾아 대중과 접촉에 나서며 대선후보로서의 강력한 이미지를 되찾기 위한 행보에도 돌입했다. 특히 연설에서 힘 있는 목소리와 활기찬 태도로 “내가 너무 늙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계속 보고 있다”면서 TV토론 졸전과 고령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 논란을 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텔레프롬프터(연설 시 원고를 보여주는 장치)를 사용하지 않았고, 발언을 실수할 때마다 즉각 교정하는 등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인지력이 문제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집중했다. 바이든 캠프는 인지력 저하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 유권자와의 직접 접촉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CNN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6일 대선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들과 한 통화에서 “솔직한 조언”을 구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공개적인 인지검사 요구는 거부했다. 그는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고령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인지력 검사를 받겠느냐는 질문에 “나는 매일 인지력 및 신경 검사를 받고 있다”며 “누구도 내게 인지력 검사가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다. 나는 매일 인지력 검사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고령 논란은 오히려 더 확산 중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최고의 성과를 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하는 과정에서 최고를 의미하는 단어를 ‘best’가 아닌 문법에 어긋나는 ‘goodest’라고 답변했다고 보도했다. ABC방송이 인터뷰 녹취록을 공개하자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goodest’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방송국 측에 문제를 제기해 녹취록의 해당 발언은 ‘good as’로 수정됐다. NYT도 ABC방송의 녹취록 수정에 기사를 고쳤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해당 발언이 정확한 해석이 힘들 정도로 불분명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위스콘신주 유세를 앞두고 지역 라디오방송과 이루어진 두 건의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진행자들이 바이든 캠프로부터 사전에 질문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캠프 대변인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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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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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바이든 대통령의 주치의 케빈 오코너가 올해 1월 백악관에서 파킨슨병 전문 신경과 전문의를 만난 적이 있다는 뉴욕포스트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로니 잭슨 공화당 의원(텍사스)은 이 만남에서 바이든의 건강에 대해 상담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코너 주치의와 질 바이든 여사가 대통령의 인지력 저하를 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바이든 대통령의 불출마를 압박하는 민주당 상·하원 내 움직임도 더 확산되는 분위기다. 하원에서는 이날 앤지 크레이그 의원(미네소타)이 성명을 내고 “나는 바이든 대통령이 효과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면서 트럼프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면서 후보직 사퇴를 공개 요구했다.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 213명 가운데 크레이그 의원까지 모두 5명이 현재까지 공개적으로 바이든 대통령에 반기를 든 상태다. 민주당 상원에서는 마크 워너 의원(버지니아)이 8일 당내 의원들과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대선후보 등록 일정 등을 고려하면 민주당이 대선후보 교체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은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유세 및 정상외교와 시기적으로 맞물린 이번 주가 사태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7일 오후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가 상임위 간사 등 핵심 하원의원들과 비공개 화상 회의를 소집한 상태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 여부가 중점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임기 중 가장 결정적인 한 주에 직면해 있다”고 평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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