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혜 의약품유통협회 회장 인터뷰
다국적 제약사, 신약 희귀약 유통마진 1~2%로 공급
제약유통 최저유통마진 8% 보장돼야 손해 안나
공동생동이 제네릭 약범람 부추겨 재고부담으로 작용
조선혜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협회건물에서 개최한 간담회 자리에서 다국적 제약사들의 제약유통사에 대한 갑질을 중점적으로 비판했다. 조회장은 “특히 다국적 제약사들은 신약이나 특수한 질환에 대한 치료제 등 대체약품이 거의 없는 분야를 중심으로 이런 최저마진 정책을 펴고있어 제약유통사들로서는 거부하기도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만약 다국적사로부터 이런 약을 공급받지 못할 경우 필요로 하는 환자가 피해를 입게돼 제약유통사들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로 다국적 제약사들의 요구를 따를수 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참다못한 협회는 적정유통마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 산하 의약품유통정책연구소를 통해 연구결과가 나오는 대로 올해중에 대외에 공론화해 관련 정부부처와 해법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제약업계에서 주요 현안이 되고 있는 공동생동 문제에 대해서도 의약품유통협회 차원에서 제약협회 및 식약처와 보조를 맞춰나가겠다고 천명했다. 공동생동은 제약사들이 많게는 수십곳이 공동으로 개발비를 분담해 생물학적 동등성 실험을 거쳐 복제약을 개발하는 것을 의미한다.
조선혜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협회건물에서 개최한 간담회 자리에서 “일부 다국적 제약업체들은 유통마진을 1%,2% 수준으로 형편없이 낮게 책정해 제약유통업체들에게 약을 공급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유통사들이 적자를 보지 않으려면 유통마진을 최저 8% 이상 보전받아야 하는데 이런 경우 팔수록 적자가 커지는 형국이다”고 하소연했다. 류성 기자 |
“국내에서 판매되는 약 종류가 2만9000여가지에 달한다. 반면 미국은 5000여가지에 그친다. 국내는 세계적으로 약품수에 있어 가장 많은 수준이다.대형약국이라도 최대 약품 1500여가지 정도만 진열이 가능하다.”
조회장은 그러면서 “공동생동으로 인해 제네릭 약품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크게 늘어나게 됐다”며 “이 결과 팔리지 않은 약품 종류가 많아지면서 유통재고가 눈덩이처럼 커져 제약유통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있다”고 토로했다.실제 약 종류가 너무 많다보니 안팔리는 약도 넘쳐나면서 제약유통사들이 떠안고 있는 재고약 규모만 2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의약품유통협회가 공동생동의 단계적 축소 및 폐지에 적극 찬성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조회장은 “약품수가 많은 것에 정비례해 제약유통업체도 늘어날수밖에 없다”며 “국내에만 2500여개 제약유통사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약국에 쌓인 재고약에 대해서는 제약유통업계가 제때제때 비용을 정산하고 회수하는데 비해 제약사들은 재고약 회수를 미루는 경향이 강해 제약유통업계의 반품차질 및 재고부담비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조회장은 일부 외국자본 제약사들이 특정 유통업체에만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면서 제약유통 시장을 왜곡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개탄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습기 살균제로 문제를 야기한 옥시를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옥시로부터 일부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받은 한 유통업체가 낮은 단가를 무기로 시장을 장악한 이후 가격을 올리면서 폭리를 취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것.그는 “의약품을 특정업체에만 공급하는 것은 있을수 없는일이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이 문제와 관련해 시장조사를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는 지난 63년 국내 의약품 유통체계의 선진화 및 거래질서 확립 등을 위해 발족됐으며 회원사로 제약유통업체 600여개사가 가입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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