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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김상회의 사주속으로] 한바탕 꿈이라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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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회의 사주속으로] 한바탕 꿈이라 할지라도

메트로신문사

인생이 한바탕 꿈이라 할지라도 깨어나면 다시 허망해질지라도 한 번 원하는 부귀영화의 삶을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다. 일장춘몽이라 말해지는 꿈속의 영화도 그러하거니와 실제 인생 부귀영화의 허망함은 지나고 나면 역시 꿈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임을 여러 고사에서도 보이고 있다. 신라시대 승려였던 '조신'의 꿈이 있다. '황량몽'(黃梁夢)이라 하여 당나라 현종 때 노생(盧生)의 꿈 얘기가 있다.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 역시 인생이 한바탕 꿈과 같다는 메시지와 다름이 아니다. 꿈은 참으로 신비하다. 인간이 우주에 진출하는 시대가 되었어도 꿈에 대한 과학적 해명은 단지 뇌파의 움직임의 메카니즘 정도를 파악하여 정리해 놓았을 뿐이지 무엇이 진정 꿈의 속성이며 의미인지에 대해서는 별다르게 확언하지를 못하고 있다. 꿈은 예지몽(叡智夢)적인 특성이 있다. 그리하여 샤머니즘이나 종교적 해석차원에서 꿈은 단순한 한바탕 꿈만은 아닌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긴 하지만 말이다. 실제로 조신은 한 바탕 꿈을 꾸고 난 후에 대오각성의 수행에 박차를 가하여 도과에 진전을 보였다. 당나라 한단(邯鄲)지역을 향해가던 노(盧)씨 성을 가진 서생이 주막에서 잠시 쉬다가 자신의 신세 한탄을 하자 그 얘기를 듣던 여옹(呂翁)이란 노인이 베개를 빌려주어 잠깐 눈을 붙인 사이에 부귀영화의 꿈을 꾸었다. 그 부귀영화의 사이사이에 겪었던 귀양살이나 반란에 연루되어 겪는 끔찍한 고초에 놀라 깨었다. 여기서 노생에게 베개를 내주었던 여옹은 신선이었다는 것이다. 신선 여동빈은 "사람의 일생이란 한바탕 꿈이 아닌가?" 하며 웃자 그는 인생의 영화가 부질없음을 깨닫고는 여옹을 따라 도를 배우기로 하여 그를 따라 떠났다. 그가 결국 신선도를 이뤘는지 그 훗날 얘기는 모르겠다. 우리 모두는 이 시대의 노생이거나 어쩌면 노생만큼도 못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꿈이라 할지라도 그 꿈 한 번 꿔보고 싶어 하며 인생사 고락이라 할지라도 영화 한 번 누려봤으면 하고 바라는 마음이다. 칼 날 끝에 묻은 꿀이라 할지라도 그 꿀 한 번 핥아보고 싶어 하는 이가 적지 않을 테니 말이다.

최규춘 기자 ch9720@metr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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