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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일일춘몽`으로 끝난 태국공주 총리 출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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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다음달 24일 태국 총선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태국 공주의 총리직 출마가 공주 동생인 국왕의 제동으로 하룻밤 '해프닝'으로 끝이 났다. 10일(현지시간) 태국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8일 우본랏 라차깐야 공주를 총선의 총리 후보로 등록했던 타이락사차트당은 지명한 지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다.

태국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국왕이 반대 메시지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우본랏 공주의 총리 출마 13시간 만에 마하 와치랄롱꼰 국왕은 왕실 칙령을 통해 "왕실 가족 구성원을 정치에 참여하게 하는 것은 왕실 전통 및 국가적 규범과 문화에 반하는 것이며 매우 부적절한 행동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헌군주제 국가인 태국에서는 왕가의 정치 개입을 금하고 있다. 또 국왕은 "우본랏 공주가 왕족 신분을 포기했다 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짜끄리 왕조의 일원으로서 신분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본랏 공주는 1972년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포기한 적이 있다. 우본랏 공주는 칙령 발표 7시간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어제 태국 국민이 보여준 사랑과 지지에 감사한다. 여러분 모두의 행운과 행복을 기원한다"고 국왕의 뜻을 따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타이락사차트당 역시 "국왕과 왕실 일가에 대한 충성심을 갖고 칙령에 따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집권세력인 군부를 지지하는 빨랑쁘라차랏당은 총리직 지명 철회 직후 타이락사차트당의 해산을 주장했다. 지지세가 가장 높은 프아타이당 '자매정당'인 타이락사차트당을 해산시킴으로써 군부의 총선 승리를 노리는 의도로 풀이된다. 프아타이당은 2004년 군부 쿠데타로 쫓겨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고 있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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