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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멕시코에 추월당했다…한국 車생산 3년째 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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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지난해 국내 완성차 생산량이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감소하며 멕시코에 밀려 7위로 내려앉았다. 고질적인 노사관계 대립과 고비용·저효율의 생산 구조가 내수·수출 침체와 맞물리며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완성차 생산 감소는 부품 협력사 경영 악화와 자동차 산업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생산 회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회장 정만기)가 10일 발표한 '2018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402만대로 411만대를 기록한 멕시코에 6위 자리를 내줬다. 한국은 2016년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준 지 2년 만에 멕시코에 6위 자리까지 뺏겼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2015년 455만대를 기록한 이후 2016년 422만대, 2017년 411만대, 2018년 402만대 등 3년 연속 감소했다. 생산 감소는 내수 침체도 원인이지만 수출 부진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수출은 2012년 317만대를 기록한 후부터 6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에는 245만대까지 축소됐다. 수출 부진 외에도 자동차산업협회는 대립적 노사관계, 경직된 노동시장 구조 등에 따른 고비용·저효율의 생산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2월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인한 생산 중단도 전체 완성차 생산 감소로 이어졌다.

정만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며 "글로벌 스탠더드 차원에서 법·제도 개선을 통한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과 함께 연비 및 배출가스 등의 환경 규제, 안전과 소비자 관련 규제도 산업 경쟁력을 고려해 혁신해 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산업협회는 임금협상 기간을 늘리고 대체근로를 허용하지 않는 노동관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국내 완성차 5개사는 매년 임금협상을 하고 있다. 매년 협상을 하다 보니 사업장별로 마찰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해 임금협상이 아직 진행 중인데 이 협상이 타결된다고 해도 곧바로 올해 임금협상에 또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매년 협상을 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해외 사례를 참고해 2~3년으로 임금협상 기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파업을 하면 대체근로가 허용되지 않아 생산 차질이 빚어지는 악순환을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업계에서는 당장 올해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올해 국내외 자동차 산업 침체로 국내 완성차 생산이 400만대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완성차 생산량 감소는 수많은 부품 협력사 위기로 이어진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부품업계에 3조500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부품 산업 활력 제고 방안을 내놓았지만 생산 감소가 계속되면 추가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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