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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3 (금)

LG전자, 비핵심 부동산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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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LG전자가 비효율적인 부동산은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매각하고, 사업에 필요한 건물·토지 등은 제때 구매할 수 있도록 이를 담당할 부동산 전문 중개·관리업체들을 선정한다. 전문업체를 통해 부동산 거래에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여 본업에 좀 더 힘을 싣기 위한 조치라는 게 LG전자 입장이지만 '비핵심 부동산을 정리하는 작업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부동산 중개업계와 LG 측에 따르면 LG전자는 1월 초 국내외 대형 부동산 중개·관리업체들에 제안요청서(RFP·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하고 자사 보유 부동산에 대한 매각·임대·관리 등 포괄적 주간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이에 CBRE, JLL, 세빌스, 메이트플러스, 젠스타 등 10곳 이상의 국내외 부동산 서비스 업체들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오는 15일 제안서를 낸 업체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실시해 3월 중에는 복수의 업체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요청서에서 부동산 매각·매입 대상을 명시하지 않는 대신 빌딩·오피스·토지 등을 포괄적으로 제안했다. LG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들을 대상으로 주간사 풀을 꾸리는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고 3월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향후 매입·매각 작업에서 함께 일할 수 있는 주간사들을 미리 선정해 놓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파트너를 선정해 향후 부동산 매각·매입 시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그동안 부동산 매각·매입 시 특정 물건별로 업체를 지정해 왔는데, 앞으로는 이번에 선정된 주간사 풀을 통해 필요한 부동산 거래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LG그룹 내에 부동산 관리·건설 등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S&I가 있는데, 포괄적인 외부 주간사를 선정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업체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그룹 내부에서 비전문적인 부동산 자산 관리를 해왔는데 보유 비용과 리스크가 늘어나고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면서 "삼성이 비핵심 부동산 자산 매각에 집중했던 것처럼, LG전자의 이번 주간사 선정 작업도 장기적으로 부동산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수익성 기반의 성장주도형 사업으로 전환'이라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회사의 본질적 가치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경영 철학이다. 현재 LG전자가 보유한 건물·부동산은 총 8조원 이상이다. 작년 3분기 말 LG전자 공시에 따르면 LG전자는 토지 2조6729억원, 건물 5조640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주간사 선정 작업 이후 LG전자가 보유한 다수 부동산에 대해 심도 있는 평가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전자는 부동산 서비스 업체에 보낸 제안요청서를 통해 공장 용지, 물류창고, 판매점, 사옥, 사택 등 다수의 보유 자산을 공개했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이번 주간사 선정 이후 효율성이 떨어지는 일부 상업용 용지에 대한 점검에 돌입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LG전자는 유통 분야 자회사인 하이프라자를 통해 577개에 달하는 베스트샵을 직영점 또는 대리점 형태로 운영 중이다.

[이상덕 기자 /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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