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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8 (수)

현대百, 주력점포 4곳 올해 동시 리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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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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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이 올해 압구정본점(사진) 등 주요 점포 4곳을 동시에 개·보수한다. 현대백화점은 매년 1개 안팎 점포에 대해 개·보수 작업을 진행했으나, 주력 점포 4곳을 한꺼번에 리노베이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10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르면 6월 압구정본점 리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서울 경기권역에 위치한 주요 점포 4곳이 연내 개·보수 공사에 돌입한다. 신촌점과 중동점 유플렉스, 미아점이 포함된다.

백화점은 신규 점포를 내며 매출을 늘려왔지만, 온라인쇼핑 시장이 세를 키운 최근 수년간 새 점포를 내지 못했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2015년 8월 각각 마산점과 판교점을, 신세계백화점은 2016년 대구점을 낸 것이 마지막이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말 여의도점 출점을 준비하면서 기존 점포에 변화를 주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부사장)은 "점포별로 진행하는 공사면적을 합치면 대형 백화점 크기인 약 5만2337㎡ 규모"라며 "500억원의 공사비를 투자해 각 점포의 격을 높이고 고객들이 편안함을 느끼는 도심 속 '케렌시아'로 이미지를 재정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압구정 본점은 2008년 전관 리노베이션 이후 11년 만에 재단장에 착수한다. 이르면 6월부터 지하 2층 패션·잡화 매장부터 리뉴얼 작업을 할 예정이다. 브랜드별로 칸막이나 벽을 이용해 공간을 구분하는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벽을 없앤다. 공간을 물리적으로 나누는 벽 대신 식물과 책, 오브제 등을 두고, 전체 면적 중 10~20%는 고객이 편하게 앉아 쉴 수 있는 휴식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리빙관(지하 1층)과 남성·골프관(4층)도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재단장한다.

신촌점과 중동점에 있는 영패션관 '유플렉스'도 각각 2009년, 2010년 개관한 이후 처음으로 전관 개·보수한다. 주 타깃층인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콘셉트를 정했다. 신촌점 유플렉스는 대학생 유동인구가 많은 입지를 살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명 브랜드와 라이프스타일 MD를 강화한 '밀레니얼 하우스'로 만든다. 중동점은 국내 최대 스포츠 전문관을 넣은 특화 매장으로 꾸밀 계획이다.

미아점도 2001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6월부터 식품관과 식당가를 전면 바꾼다. 후문 출입구에는 330㎡(약 100평) 규모 오픈형 레스토랑과 카페를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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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인테리어와 매장 구성, 층별 공간 기획 등을 한꺼번에 바꾸는 리노베이션은 투자비용이 큰 대신 집객 효과가 높다. 5년간 공사를 마치고 지난 1월에 그랜드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전년 대비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올해 1월 천호점을 찾은 20·30대 매출은 21.6%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리뉴얼 이후 30%까지 올라갔다.

현대백화점은 리노베이션을 앞두고 영업전략실 내에 공간 디자인을 전담하는 '공간기획팀'도 신설했다. 현재 팀장을 포함해 디자이너 3명이 근무하며, 추가 영입을 통해 6명으로 팀을 꾸릴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유통업계에서 공간 디자인을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드는 사례는 흔치 않다"며 "새로운 시각으로 백화점 공간을 재해석하기 위해 디자이너로만 구성된 조직을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팀이 처음으로 맡은 프로젝트인 압구정본점 와인매장 '와인웍스'는 공간 구성에 변화를 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와인에 곁들여 먹는 20여 종 요리와 와인을 함께 판매하는 레스토랑과 글라스 와인을 파는 공간으로 꾸며 차별화했다. 백화점에 따르면 와인웍스에는 하루 평균 500~700명이 방문한다. 고객이 평균적으로 해당 매장에 머무는 시간도 2시간10분으로, 다른 백화점 레스토랑 평균 체류시간(1시간30분)보다 길다.

현대백화점은 와인웍스에서 실험한 '편안한 쉼터' 형태 매장을 리노베이션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쇼핑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편안함과 경험을 오프라인에서 제공하기 위해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미세먼지 등으로 실외활동을 하지 못하는 날이 많아 백화점 방문고객의 매장 체류시간이 길어지는 추세"라며 "오래 머물러도 편안하고 자주 찾고 싶은 백화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점포별로 매장 구성을 바꾸면 기존 고객에게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고,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며 "백화점 내 다양한 공간을 내세워 온라인 등 다른 유통업태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미도 담았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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