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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승합차 전용차로 단속, 선팅 짙으면 무사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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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눌림ㆍ역광에 비친 내부모습

경찰 레이더망에 99% 걸려

설 연휴 얌체운전 330명 적발
한국일보

설 연휴 첫날인 2일 경부고속도로 잠원 나들목과 서초 나들목 일대에서 귀성 차량들이 서울을 빠져나가며 정체를 빚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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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강모(43)씨는 설 당일인 지난 5일 성묘를 하려고 영동고속도를 타고 강원 원주로 향하던 중 경찰이 버스전용차로 위반차량을 단속하는 걸 목격했다. 하지만 강씨 눈에 경찰 단속은 좀 허술해 보였다. 육안으로 확인했을 때 승합차 탑승 인원이 6명이 안돼 보이면 어김없이 불러 세우면서 틴팅(썬팅)이 짙거나 창문에 커튼이 쳐져 내부가 안 보이는 차량은 별 제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강씨는 “진짜 얌체운전자가 되레 단속을 빠져나가는 역설적 상황에 기가 막혔다”고 했다.

경찰이 명절 연휴기간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는 얌체운전자를 잡아내기 위해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특히 9인승 이상 12인승 이하 승합차의 경우 탑승자가 6인 이상일 때만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를 주행할 수 있는데, 과연 제대로 걸러내는지 100% 믿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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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한국일보] 명절 버스 차로 단속 그래픽=박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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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경찰의 설명은 다르다. 썬팅이 짙은 차량이 단속을 피해 갈 것 같지만 사실은 경찰의 단속 기법을 빠져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 내부가 보이지 않아도 차의 눌림 정도, 역광에 비친 내부 모습 등 경찰만 공유하는 다양한 방식으로 위반차량을 잡아내기 때문에 썬팅이 짙다고 통과되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암행순찰차량을 통한 단속 또한 효과를 톡톡히 발휘한다는 게 경찰 주장이다. 10일 경찰청에 따르면 설 연휴인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닷새 동안 버스전용차로 위반으로 적발된 얌체운전자는 모두 330명. 경찰은 특히 이번 설에 경부선과 영동선에 각 4대와 2대씩의 암행순찰차를 투입하고 드론 2대를 띄우는 등 버스전용차로 위반 단속을 강화했다고 한다. 경광등이나 사이렌을 부착하지 않아 일반차량으로 보이는 암행순찰차의 경우 지난해 설 명절에는 투입되지 않았다.

경찰은 올 추석 암행순찰차를 20대로 늘리는 등 암행순찰 방식을 통한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로선 단속이 허술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경찰이 보지 못해 지나칠 순 있어도 의심 차량으로 포착된 차량이 경찰 레이더망을 빠져나가는 건 거의 드물고 경찰이 실제 지목하면 99%는 적중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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