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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 (일)

100만원짜리 청소기 '다이슨'의 굴욕...미 소비자잡지 "추천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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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짜리 청소기, 다이슨 미국서 ‘추천 제외’ 평가
미국 CR "5년후 다른 메이커보다 고장율 높다"

전세계에 ‘100만원짜리 청소기’ 바람을 몰고 온 영국 청소기 ‘다이슨’이 미국 최고 권위의 소비자 전문 평가지 ‘컨슈머 리포트’로부터 ‘추천 제외’ 평가를 받았다.

6일(현지 시간) 미 컨슈머리포트(CR)는 보고서를 내고 "다이슨의 스틱형 무선 청소기에 신뢰성 문제가 발생했다"며 "일부 제품에 대해 ‘추천(recommended)’표시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CR이 ‘추천’에서 제외한 모델은 2016년 ‘최우수’ 등급을 받은 ‘V8 앱솔루트’, 지난해 출시된 ‘V10 사이클론’ 등 5종이다. CR은 다이슨 유선 청소기와 하중심형 무선청소기에 대한 평가는 수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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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원짜리 청소기 ‘다이슨 V10’의 광고 사진. 최근 미국 소비자잡지 컨슈머 리포트는 “이 모델을 ‘추천’리스트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다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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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은 "회원들을 대상으로 2008~2018년 구입한 청소기 5만1275종에 대해 성능 재조사를 벌인 결과, 다이슨이 내구성을 뜻하는 신뢰도(Reliability)에 심각한 결함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CR은 다이슨의 구입 후 5년 이내 고장률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CR은 "다이슨 무선청소기의 신뢰도는 구입후 2년 간은 대부분의 다른 브랜드 제품과 비슷하지만 3년차에 접어들면서 평균 이하로 떨어지다 5년 후에 가장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다이슨 무선청소기를 구입한 사람들의 19%가 3년 이내에 배터리 문제, 12%는 브러쉬 오작동을 경험했다는 결과도 내놨다. 무선청소기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흡입력(suction)이 약했고, 전원 스위치 문제, 작동 중단 등도 자주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CR은 이런 제반 조건을 감안, 다이슨 브랜드의 ‘예측 신뢰성’을 10점 만점에 2점을 줬다. 최저 수준이다.

CR은 비영리단체인 미국소비자연맹이 발간하는 소비자 전문 잡지로 CR의 상품 평가는 미국 시장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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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기의 명품’으로 불리는 다이슨은 여태껏 청소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미니멀한 디자인, 항공기 엔진 방식을 청소기에 차용했다는 마케팅이 먹혀들며 전세계 가전 시장 판도를 흔들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다이슨은 글로벌 무선청소기 시장에서 2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2016년 우리나라에 상륙하며 국내에서도 ‘열풍’이 일었다. 10만~30만원대 상품이 ‘상식’으로 통했던 청소기 시장에 ‘100만원 짜리 청소기 경쟁’이 일어난 것이다. 다이슨이 지난해 3월 국내에 출시한 최신 모델 ‘V10 사이클론’의 가격은 구성품에 따라 95만8000원~109만원이다.

다이슨이 ‘고가 청소기 시장’을 열자 LG전자, 삼성전자도 100만원 내외의 ‘고가 한국형 스틱 청소기’로 맞불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가 나오자 다이슨은 "컨슈머리포트의 자체 실험방식과 결과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 제공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객관성이 확보되지 않은 방식일 경우 조사 내용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다이슨코리아 관계자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배터리·브러쉬 같은 소모품은 누가, 얼마나, 어떤 조건에서 쓰는냐에 따라 내구성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면서 "자체 테스트 뿐 아니라 외부 기관에까지 테스트를 의뢰하는 입장에서는 수긍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이슨 측은 보다 정확한 조사 내용을 알기 위해 3월 중 CR을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

[고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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