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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知中解]현금 27조·집 60채·황금 20톤…中 비리공직자의 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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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편집자주] 중국은 어렵습니다. 친숙하면서도 낯선 나라입니다.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이야기를 숨기고 있습니다. 한국과는 정치·경제·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밀접한 관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중국은 우리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요? 중국을 깊게 알고(知中), 최대한 쉽게 풀어보며(解) 이런 질문들에 답해보려 합니다.

머니투데이

중국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등에서 전해진 천강 전 베이징 부시장의 비리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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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천강(陳剛) 전 베이징 부시장이 낙마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비리 혐의였다. 중국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던 이의 몰락은 베이징 정가에 큰 파문을 던졌다.

명문 칭화대 도시계획학과를 졸업한 천 전 부시장은 중국 공산당 내 핵심 세력 가운데 하나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으로 승승장구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 리커창(李克强) 현 총리가 공청단 출신이다. 2006년 10월 40세 나이에 베이징 부시장에 오른 천 전 부시장은 베이징 주택 및 교통망 건설을 진두지휘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주목받았다.

유혹이 너무 강했을까. 베이징 부동산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휘두르던 천강은 비리의 수렁으로 빠져든다. 베이징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베이징시 도시계획위원회 부주임 출신의 부동산 개발업자 리저(李撤)와 결탁해 부정한 재산을 축적했다. 리저는 중국판 포브스로 불리는 후룬리포트가 발표하는 중국 부동산 부호 순위에서 2016년 35위까지 올랐다. 당시 그의 재산 규모는 125억위안이었다.

달콤한 시간은 길지 않았다. 시진핑 정부가 반부패 수사를 강화하면서 당국이 천 전 부시장의 비리 혐의를 포착했다.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천 전 부시장은 2017년 3월 국무원 산하 남수북조공정건설위원회 사무실 부주임으로 강등됐다. 천강과 리저의 사업에 깊이 개입했던 천강의 아내는 캐나다로 이민한다.

중국 당국이 천강의 부패 규모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인터넷과 홍콩 등 중화권 매체를 통해 알음알음 전해진 실체는 놀라웠다. 당국이 적발한 천 전 부시장의 현금성 자산은 1648억위안(약 27조345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베이징 시 평균 월급 1만197위안(약 169만원)의 1600만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천 전 부시장이 보유한 부동산이 60채에 달했으며, 시세로 1조원에 달하는 황금 20t이 발견됐다. 아들 이름으로 된 부동산이 207채였으며, 고급 자동차는 셀 수도 없을 정도였다. 전용 헬기까지 있었다. 고가의 미술품과 골동품도 1923개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천 전 부시장의 어마어마한 비리 규모는 사실 중국에서 크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비리 혐의로 무기징역에 처해진 궈보슝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이 매관매직 등으로 축적한 재산도 최소 1000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중국 최고 권력인 중앙위 정치국 상임위원으로 군림하다 시진핑 주석 집권후 낙마한 저우융캉도 중국 당국이 몰수한 재산만 900억위안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510억위안이 외국 채권이었다.

중국 칭화대 국정연구원 원장이었던 후안강(胡鞍鋼) 교수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시절 공산당 관료들의 비리 규모가 연 9조9000억위안에서 최대 1조2600억위안에 달했다고 추산했다. 당시 중국 국내총생산의 13~16%에 해당하는 수치다.

중국과 한국 모두에서 인기 있는 소설 삼국지에서 부패의 대명사는 동탁이다. 황제를 등에 업고 뇌물로 부를 쌓아 황제의 꿈을 꾸고 황궁보다 더 훌륭한 궁을 짓고 미오성이라고 이름지었던 동탁. 192년 그는 양아들 여포에 죽임을 당하며 초라하게 생을 마쳤다. 2000년을 사이에 두고 사라지지 않은 부패와 권력자. 그들의 결말도 같을까.

유희석 기자 hees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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