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5 (금)

[황현희의 눈] ‘극한직업’의 천만 돌파가 특별한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월드

영화 ‘극한직업’(이병헌 감독)이 6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천만 고지를 달성했다. 이로써 ‘극한직업’은 역대 한국영화 16번째 천만 영화이자 역대 코미디 영화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코미디 영화가 천만을 넘는다는 것이 두 번째인 것에서 보듯이 그리고 6년 만이라는 단어에서 보듯이 극히 드문 일이었기에 더욱더 의미 있는 관객 스코어가 아닌가 싶다.

코미디를 했었던 사람으로서 요즘같이 웃음에 대한 프로불편러들의 감시와 평가 그리고 소재의 제한이 심한 시기에 코미디 영화가 천만을 돌파했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고무적인 일이라 평하고 싶고 그동안 놓치고 있던 웃음 포인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본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극한직업'은 한때 영화 ‘투캅스’ 이후 넘쳐났던 형사 코믹물이 다시 등장한 셈인데 그런 장르에 목마른 관객들에게 딱 알맞은 작품이다. 조폭보다는 경찰의 관점에서 영화를 끌어가고 있고, 한 명의 배우가 아닌 여럿에게 역할을 분담시켜서 웃음 코드를 나누고 있다. 액션은 화려하고 유머는 많고 내용은 전형적인 권선징악이고 큰 비극이 없어서 보기에도 모자람이 없고, 다소 뻔한 스토리지만 그만큼 안전하고 무난하다. 폭력물이지만 비극적이지 않고, 아주 소위 말하는 빵터지는 유머는 없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가벼운 유머가 영화 내내 등장한다. 다소의 유치함을 감수하면서 말장난이 계속 나오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유머와 예기치 않은 엉뚱함, 황당함을 계속 던져주고 있다. 강력한 한 방보다는 계속 이어지는 가벼운 재미가 많은 영화다.

무엇보다도 이병헌 감독 대사의 티키타카는 전작 ‘스물’과 ‘위대한 소원’이라는 작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너무나도 감각적이고 화려해 평상시에 본인들이 써오던 말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마저 생긴다

예를 들어 "어깨 좀 펴라"라는 지적에는 "나 원래 거북목이야"라고 말하거나 "동생이 주는 사건을 받는 것이 자존심 상하냐"는 비아냥거림에도 "동생으로 생각한 적 없어. 형"이라고 말하는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 던질 법한 농담의 꺾기가 인상적이었다.

코미디 영화로서 현재 역대 흥행 기록 1위에 이름을 올린 작품은 류승룡이 주연을 맡은 ‘7번방의 선물’이다. 2013년 1월 23일 개봉한 ‘7번방의 선물’은 1281만1435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박스오피스 7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영화 ‘극한직업’은 천만을 넘어 더 높은 관객 스코어를 깨기 위해 더 전진할 것으로 보인다.

‘극한직업’의 흥행은 여러 가지 면에서 놀랍다. 특히 놀라운 것은 그만큼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제대로 웃길 수만 있어도 천만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웃음의 힘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영화 ‘극한직업’이 코미디 영화의 새로운 획을 긋기를 바라며 더욱더 국민들에게 웃음을 주는 코미디 영화가 많이 나오기를 바라고 또 바라본다.

/개그맨 황현희

ⓒ 스포츠월드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