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은행(IB)들이 수출과 투자 감소 추세를 반영해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또 다시 하향 조정했다. 당초 2.8%에서 3차례 연속 0.1%포인트씩 떨어뜨려 2.5%까지 내렸다. 주력품목인 반도체의 둔화 등의 여파로 한국 수출이 두 달 연속 감소했으며 투자가 지난해부터 수개월째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한 결과다.
10일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해외 IB 9곳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월 말 기준 연 2.5%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내려갔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연 2.6%다.
크레디트스위스가 2.4%로, 바클레이스와 UBS는 각각 2.5%로 하향조정했다. 씨티는 1분기 성장률이 전기대비 0.5%에 미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노무라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68.5%) 등 자본재 수입(-21.3%)이 감소해 앞으로 기업투자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IB들은 또 재정정책이 경기부양 효과를 크게 내지 못할 경우를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사정 악화와 반도체 경기 하강, 무역분쟁 영향 등에 따라 경기둔화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해외 IB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당초 연 2.8%에서 작년 9월 2.7%, 11월 2.6%로 하락했고 올해 들어 또 낮아졌다.
개별 IB의 성장률 전망은 작년 8월 이래로 계속 내림세다. 당시 골드만삭스와 UBS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3% 성장 기대가 사라졌다.
작년 10월에는 씨티가 0.1%포인트 내리며 2.5%라는 수치가 처음 나타났다. 씨티는 두 달 후엔 2.4%로 내렸다.
해외 IB들은 “수출과 투자 감소 추세를 반영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며 “반도체 단가 하락과 무역분쟁 등으로 한국 수출은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해외 IB들은 올해 물가상승률도 1.6%로 낮춰 잡았다. △부동산 가격 조정으로 전·월세 비용이 내려가고 △일자리 부진으로 수요측면 물가 압력이 제한되며 △정부 복지정책 확대와 유가 하락 전망 등이 근거로 제시됐다.
금리에 대해선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하반기엔 경제지표 불확실성 등의 고려해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다수 나왔다.
해외 IB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연 3.3%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낮춰 잡았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세계 교역감소와 중국 성장 둔화, 브렉시트와 미국 정치 불안, 글로벌 금융 여건 위축, 유가 하락 등이 소비·투자심리를 약화시킬 것으로 해외IB는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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