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최근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으며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작년 고점 대비 80% 안팎까지 반등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수가 횡보국면으로 진입하면 주력업종을 찾기 힘든 만큼 차별화된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2177과 728로 마감, 지난해 고점 대비 각각 84%, 79% 수준까지 반등했다. 업종별로 보면 미디어·교육, 통신서비스, 호텔·레저 업종이 작년 고점 대비 90%대로 가장 높은 반면 디스플레이, 철강, 증권은 70%대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금부터는 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며 "특히 문제는 최근 지수 반등 과정에서 주가와 이익 간 격차가 너무 커졌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스피 12주 누적수익률과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 12주 누적 증가율 간 격차는 2010년 이후 최고치인 25%포인트를 기록했다"며 "일반적인 고점은 10%포인트, 이전 최고치는 2012년 2월에 기록했던 19%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과 비교할 수 있는 2011년 선진국 재정위기로 지수가 급락한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효과로 반등했던 2012년 1분기 당시 코스피 12주 누적수익률과 12개월 예상EPS 12주 누적 증가율 간 격차는 최고치까지 확대된 후 이익 개선으로 주가와 이익간의 격차는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다만 당시 코스피는 유동성 효과가 선반영되며 오히려 주가와 이익 간 격차 축소 국면에서 횡보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연구원은 지수가 횡보국면으로 진입하면 주력업종을 찾기 어렵고 업종 내 종목별 차별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작년 미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1위를 고수했던 기업은 애플이었으나 올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간 시가총액 1위 다툼은 치열해졌다"며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8100억 달러로 애플(8035억 달러)을 넘어서며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고, 아마존 역시7800억 달러로 애플과의 격차가 거의 없다"고 예를 들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시세이도(일본 제외 아시아 매출 비중 25%) 주가는 올해 상승률이 2%에 불과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반면 경쟁 기업인 로레알(아시아 매출비중 27%) 주가는 올들어 10%나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업종 내 종목 차별화에 대응하는 방법 중 하나는 매출, 마진(영업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ROE), 잉여현금흐름 등에 대한 주가 민감도를 추종하는 전략을 꼽았다. 그는 "각각의 변수 개선 여부에 따라 업종별 평균 주가 수익률을 계산하면 어떤 변수가 업종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는지를 선별할 수 있고, 영향력이 가장 큰 변수의 개선 정도가 가장 두드러진 종목을 선택하는 방법"이라며 "화학, 필수소비재는 매출 증감, 조선,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는 영업이익률 증감, 에너지, 건설, 증권, 통신은 ROE 증감, 자동차, 화장품, 가전은 잉여현금 증감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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