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현대자동차의 수소차 넥소를 시승해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를 달리던 중 신호를 받고 멈춰 있다. / 주영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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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니까요. 저도 타봤는데 반응이 좋아요.”
지난 2월 1일 서울 대치동 현대자동차 강남시승센터 관계자는 수소차 넥소(NEXO)를 이렇게 소개했다. 이곳의 넥소 시승 예약 건수는 지난 1월 1일부터 2월 말일까지 154건으로 신차인 팰리세이드의 210건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넥소의 구매 예약신청 인원은 지난해 말 4000명을 넘었고, 올해 들어 2월 7일까지 1200여대가 추가됐다.
한 시간 정도 넥소 시승체험을 하기로 했다. 스마트키를 들고 차 옆에 서니 자동으로 사이드미러가 펴지면서 ‘아는 척’을 한다. 차 옆문의 홈에 묻혀 있던 손잡이도 스르륵 고개를 내밀었다. 공기저항을 줄이고 ‘문콕’으로 인한 긁힘을 방지하는 편의기능인 ‘오토플러스 도어 핸들’이다.
차에 타니 12.3인치의 대형 디스플레이가 먼저 눈에 띈다. 그 밑에는 차량의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여러 단추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항공기 조종실을 연상케 할 정도로 복잡해 보여 처음엔 약간 부담스러웠다. 변속기는 버튼으로 누르는 전자식이다. 시동버튼을 누르니 계기판에 현재 연료로 주행가능한 거리가 531㎞로 표시된다.
주차장을 빠져나올 때 내비게이션에 ‘어라운드 뷰’가 떴다. 전·후방 카메라와 양쪽 사이드미러 아래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합성해 차량 주변 360도 영상을 보여준다. 주변 차량이나 행인의 위치를 한눈에 알 수 있어 출·주차시 유용하겠구나 싶었다.
보조금 받으면 국산 중형 SUV 가격
유턴을 하기 위해 왼쪽 깜빡이를 켜자 왼쪽 뒤 화면이 차량 계기판에 나온다. 차선변경 등을 안전하게 할 수 있다. 주행 중에는 바람소리, 노면 진동만 느낄 정도로 조용했다. 속도를 줄이면 비로소 ‘윙’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전기차처럼 주변 행인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인공음이라고 했다. 전기차의 앞부분이 막힌 것과 달리 넥소는 수소와 반응할 산소를 얻기 위해 차량 앞 그릴에 구멍이 나 있어 내연기관 차량과 닮았다.
출고된 지 15년째인 차를 타는 입장에서 넥소는 이미 도래한 미래차라고 할 만했다. 현대·기아차의 최상위 모델에만 적용되는 기능들이 제법 들어갔다. 시승센터 관계자는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넥소급의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는 들어가지 않고 G90이나 G80, K9에 넣는 옵션”이라며 “가격 대비 편의장치를 우수하게 넣어 상품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격 대비 상품성’은 보조금을 반영해야 한다. 넥소의 출고가는 6890만~7220만원이지만 최대 3500만원인 보조금을 받으면 3390만~3720만원에 살 수 있다. 원래 가격만 놓고 보면 넥소의 승차감이나 가속력 등 차량 자체의 주행능력은 비슷한 가격대의 최고급 세단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으면 일반 국산 중형 SUV를 살 돈으로 최고급 세단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편의기능을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시승 이후 계약률이 높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효과 때문인 듯하다. 다만 충전 인프라가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재 서울엔 수소충전소가 양재와 상암, 두 곳에만 있다. 아직까지는 무료로 수소 충전이 가능해 인근 주민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하지만 그 외 지역 사람들에게는 늘 충전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탓에 맘 편히 끌고다니기 어려워 보인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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