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같은 달 2.4%로 조사됐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포인트(p)로 2018년 1월(1.7%p)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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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물가와 체감물가의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에서 12월 1.3%, 올해 1월 0.8%로 꾸준히 낮아졌다. 반면 물가인식은 지난해 11∼12월 2.5%에서 지난달 2.4%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와 공식 물가 간 괴리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른 품목에서 물가가 내리더라도 농산물, 외식비, 교통비 등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지난달 통계청 소비자물가를 보면 석유류는 작년 1월보다 9.7% 떨어진 반면 농·축·수산물은 2.5%, 외식비는 3.1% 각각 올랐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동향분석팀장은 "가구 등 내구재 물가가 오를 때보다 마트 농수산물 물가가 오를 때 소비자들은 물가상승을 더 크게 체감한다"고 설명했다.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는다. 홍 팀장은 "체감 물가와 실제 물가 사이 괴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개선해 농산물 가격 등락 폭을 줄이는 방안 등이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귀동 기자(ca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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