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반도체와 원자재 관련 제품의 단가 하락과 대중 수출 위축 등에 따른 수출 감소와 제조업 재고 부담 증가에 따른 생산 둔화 등으로 향후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수출품을 선적하는 항만 모습. [헤럴드 DB] |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경제가 당분간 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의 단가하락과 무역분쟁 등 대외 악재, 광공업 생산은 재고 누적과 수출 부진 등으로 당분간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씨티와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최근 발표된 한국의 각종 경제 통계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같은 진단을 내놓았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와 석유관련 제품의 부진과 1년 전보다 19.1% 급감한 대중 수출 침체의 영향으로 1월 전체 수출이 5.8% 감소했다며, 기술 부문의 무역분쟁 지속 가능성까지 겹쳐 단기적으로 수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올 1월 반도체 수출은 단가하락 등으로 1년 전보다 23.0% 급감하면서 10년만에 최대 감소율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 석유제품 수출이 4.8% 감소하며 2016년 이후 처음 감소 전환했고, 석유화학도 5.3%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다만 물량기준 반도체 수출은 -0.7%, 석유제품은 -2.1% 감소하는데 머물렀고, 석유화학은 오히려 5.3% 늘어났다며 부진의 정도는 비교적 완만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수출에서 가격효과가(-13.1%)가 물량 효과(+8.4%)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올 1월 수입이 1년 전보다 1.7% 줄어든 가운데, 특히 반도체 제조용 장비(-68.5%) 등 자본재(-23.1%)를 중심으로 수입이 큰폭으로 줄어 향후 기업투자 둔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진단했다.
향후 수출과 관련해 골드만삭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완화적 기조 선회와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은 긍정적 소식이나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빠른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씨티는 올 1분기 수출이 한 자릿수 감소한 이후 기저효과와 반도체 가격 안정 등으로 2분기 이후 완만하게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광공업 생산과 관련해서는 지난달 수출 부진의 영향으로 자동차(전월비 -5.9%)와 반도체(-4.5%) 생산이 위축되면서 전체 광공업 생산이 전월대비 1.4% 감소한 가운데, 재고 부담은 크게 늘어나 모멘텀의 둔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제조업 출하(전월대비 -1.6%)는 부진했던 반면 재고(2.2%) 늘어 재고/출하 비율이 116.0%로 20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출하는 자동차(-7.1%)와 반도체(-5.1%)가 크게 줄었고, 재고는 자동차(+6.5%)와 통신방송장비(+33.5%)에서 크게 증가했다.
노무라는 향후 재고 부담과 기업 심리 약화, 수출 둔화 등으로 생산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고, 골드만삭스는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이번 광공업 지표는 성장의 모멘텀이 1분기까지 이어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씨티는 올 1월 경제심리지수와 지난해 12월 경기선행지수가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빠른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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