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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재협상" vs EU "불가"…커지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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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메이 총리 "EU와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 [연합뉴스]


영국 의회가 표결을 통해 '노딜 브렉시트'를 막고 유럽연합(EU)과 재협상해 새로운 브렉시트안을 만들기로 방침을 정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를 기반으로 EU와 재협상할 계획이지만, EU 측은 "재협상은 없다"는 뜻을 보이고 있어 마찰이 예상된다.

29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이 향후 브렉시트 진행 방안에 대한 여러 제안을 두고 표결을 진행했다. 참여한 의원의 절반을 넘으면 하원 입장으로 결정되는 이번 표결에서 EU와의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에 있는 '안전장치' 조항을 대체 협정으로 바꾼다는 안이 찬성 317표, 반대 301표로 가결됐다.

안전장치란 브렉시트 때 영국을 EU에 당분간 잔류시켜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간 국경 혼선을 막기로 한 기존 계획을 말한다. 이 안은 그레이엄 브래디 보수당 의원이 제출한 것으로, 메이 총리는 의원들에게 이를 지지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캐럴라인 스펠먼 보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합의안 없이 영국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만큼은 막자'는 안도 318표 대 310표로 가결됐다.

이날 표결에서 부결된 안건 중에는 3월 29일로 예정된 탈퇴일을 올해 말까지 미루자는 안도 있었다. 이는 하원이 무슨 일이 있어도 예정 날짜에 탈퇴하기를 바란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표결은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영국 하원의 입장을 명확히 보여주는 정치적 구속력이 있다.

메이 총리는 이날 표결 이후 연설에서 "의회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명확히 밝혔다"면서 '안전장치'를 대체한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은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2월 중순으로 예정된 두 번째 승인투표 전까지 EU와 재협상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또 '노딜'을 피하기로 결정한 만큼 승인투표를 통과하기 위해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 등 의원들과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제 무대는 EU와 영국 간 협상 자리로 옮겨졌다. 양측의 협상 과정에 따라 새로운 합의안을 도출하거나 어떠한 협정도 없이 갈라서게 되는 '노딜'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EU 측은 투표 결과를 접한 후에도 '안전장치'를 대체하는 재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측은 "합의안은 영국의 질서 있는 탈퇴를 보장할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방안"이라며 "'안전장치'는 합의안의 일부로, 이는 재협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아일랜드 역시 정부 성명을 통해 "'안전장치'를 포함한 합의안은 결론이 났다"며 협상 불가를 선언했다. 다만 EU 측은 영국이 이날 부결한 바 있는 브렉시트 탈퇴일 연장 방안을 고려할 의사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과 EU가 각자 방침을 고수하자 일각에서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오히려 높아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일고 있다. 실제로 이날 영국 하원에서 탈퇴일을 연장하는 안건이 부결돼 '노딜' 위험이 커지자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3일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프랑스 대통령실은 프랑스 정부가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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