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 아일랜드 국경 '안전 장치' 재협상 나서
성과 있으면 의회 통과 후 3월 29일 탈퇴 예상
기업인들 "불확실성 여전한데 의회 챗바퀴만"
시한 연장안은 부결…벼랑 끝 협상 결과가 관건
브렉시트에 찬성하는 시민들이 의회 앞에서 집회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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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은 29일(현지시간) 메이 총리가 추진 중인 브렉시트 ‘플랜 B’와 관련해 의원들이 제출한 수정안을 표결했다. 하원은 정부의 합의안이 역대 최대 규모로 부결된 원인인 ‘안전장치’(backstop)를 다른 협정으로 대체하도록 한 수정안을 16표 차로 가결했다. 이 안은 보수당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이 제출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EU와 브렉시트 재협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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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 총리는 보수당 의원들에게 이 안을 가결해주면 EU와 재협상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영국을 EU 관세동맹에 머물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영국만의 결정으로 백스톱을 중지할 수 없어 다수 의원이 반대했다.
메이 총리가 재협상 의사를 밝혔지만 도날트 투스크 EU 상임의장의 대변인 등 EU 측 핵심 인사들은 즉각 불가 입장을 밝혔다. 백스톱과 관련해 정치적 선언 등은 가능하지만, 합의문을 재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쟝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 EU 측은 재협상 불가 입장을 즉각 밝혔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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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은 하원이 이날 브렉시트 관련 수정안을 처리했지만 불확실한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고 시한폭탄처럼 시간만 흐르고 있다는 기업인들의 우려를 전했다.
하원은 아무런 협정 없이 EU를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에 반대한다는 수정안도 8표 차로 통과시켰다. 정부에 이를 법적으로 강제할 권한은 없는 안이다. 노 딜 브렉시트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긴 했지만, EU와의 재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노 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설명했다.
브렉시트 관련 수정안을 표결한 영국 하원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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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다음 달 말까지 비준되지 않으면 브렉시트 시점을 올해 말까지 9개월 연장하자는 노동당 이베트 쿠퍼 의원 등의 수정안은 부결됐다. 메이 총리는 결정 시기를 늦출 뿐이라며 이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영국 하원은 안전장치조항을 손본 뒤 예정대로 3월 29일에 브렉시트를 진행하자는 데 의견을 모으면서, 노 딜 브렉시트는 막자는 공감대를 밝힌 셈이다.
메이 총리는 표결 후 “의회가 원하는 바를 명확히 밝혔다”며 “안전장치에 변화가 생기고, 노동권 등에 대한 확약이 있다면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로선 재협상이 구미를 당기지 않겠지만 안전장치와 관련한 재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브렉시트 반대 표지를 들고 있는 시민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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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일부 의원은 EU가 지금 당장은 불가를 외치지만,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면 재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메이 총리와 만나 노 딜 배제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메이 총리와 EU의 수 싸움 결과가 브렉시트 향배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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