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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반도체 부진·최저임금 인상…제조업 심리 3년만에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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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 67, 2016년 2월 이후 최저
‘인력난·인건비’ 우려 깊어져…내수부진 최대 애로사항

제조업의 경제심리가 날로 악화되면서 약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력 업종의 회복이 더딘 가운데 반도체 수요까지 둔화되면서다.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로 업종을 막론하고 인력난·인건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30일 발표한 '2019년 1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7로 전월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6년 2월(63) 이후 약 3년 만의 최저치다.

기업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좋게 인식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조업 업황 BSI의 장기평균은 79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달 BSI조사를 위해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전국 3027개 업체(응답률 81.9%)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제조업 경기를 끌어내린 건 전자업종이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가 둔화하면서 이달 전기영상통신은 전월대비 8포인트나 하락했다.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에 포함되는 기타기계장비도 5포인트 떨어졌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자의 하락세가 영향을 미쳤다. 스마트폰에 이어 반도체까지 업황이 안좋아지면서 지수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조선비즈

서울 강남 지역에 아파트 건설을 위한 타워크레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조선일보DB



전방산업 부진도 제조업 경제심리를 악화시켰다. 자동차, 건설업 등의 부진에 고무플라스틱은 이달 13포인트 급락했다. 반면 경기민감 업종인 화학은 11포인트 상승했다. 미중무역분쟁 완화 분위기에 영향을 받은 것인데, 에틸렌, 파라자일렌 등 일부 화학제품의 가격이 올랐다.

제조업 중에서는 중소기업의 둔화가 두드러졌다. 이달 중소기업 BSI는 61까지 떨어졌다. 한 달 새 8포인트 내려가면서 2016년 8월(5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은 나란히 4포인트씩 하락하면서 각각 71, 65를 기록했다. 대기업은 73으로 전월대비 보합을 나타냈다.

한 달 뒤 제조업 전망은 더욱 어둡게 나타났다. 제조업 전망BSI는 65를 기록해 2009년 4월(59) 이후 약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전자영상통신의 전망이 14포인트나 급락했다. 수출기업(-9포인트)은 대폭 악화될 걸로 봤고 중소기업(-7포인트), 대기업(-4포인트), 내수기업(-4포인트) 등도 전망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달 비제조업의 업황BSI은 2포인트 하락한 71을 기록했다. 2016년 7월(70) 이후 최저다. 광고와 건설설계·감리가 비수기를 맞으면서 정보통신과 전문과학기술이 각각 8포인트, 10포인트 떨어졌다. 비제조업의 전망BSI는 70으로 2포인트 내렸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의 심리가 모두 악화되면서 전(全)산업 업황 BSI도 2016년 3월(68) 이후 최저치인 69로 하락했다.

산업 종사자들은 업계를 불문하고 인력난·인건비에 대한 우려가 깊었다. 인력난·인건비를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은 비중이 제조업(12.5%), 비제조업(15.5%)에서
0.8%포인트, 2.3%포인트씩 커졌다. 최대 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이 지목됐다.

이달 BSI에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산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대비 2.7포인트 하락한 89.3을 기록했다. 2015년 2월(88.7) 이후 최저치다. 계절적 요인을 제외한 ESI 순환변동치는 0.8포인트 내린 91.4로 2016년 4월(91.4) 이후 가장 낮았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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