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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인터뷰]‘남자친구’ 박보검 “‘남자친구’는 소년에서 청년으로 가는 과도기적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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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에서 김진혁 역을 맡은 배우 박보검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인터뷰 전 사진촬영을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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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처음이었어요. <응답하라 1988>과 <구르미 그린 달빛> 모두 시대극이었고요. 현대극도 처음이고 멜로물도 처음이라 모든 게 다 신선하고 새로웠어요. 조심스러운 면도 있었고요. 멜로 드라마를 다시 하게 된다면 좀 더 풍부한 감성으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박보검(26)은 최근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남자친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남자친구>는 ‘슬픈 운명적’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로, 단 한 순간도 자신의 삶을 살지 못한 전 재벌가 며느리 차수현(송혜교)이 쿠바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순수 청년’ 김진혁(박보검)을 우연히 만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박보검은 “일단 드라마를 무사히 잘 마친 데 감사하다”며 “1회부터 16회까지 꾸준히 사랑해주고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종영 소감을 밝혔다. 그는 “특히 남성 팬분들이 진혁을 보며 ‘첫사랑을 떠올렸다. 나도 진혁이처럼 솔직하게 (사랑을) 표현할 걸’하는 말씀을 해주시고, 아이가 있으신 분들은 ‘아이 씻기고 재운 뒤 드라마를 보며 위로를 받았다’는 말씀을 해주셨을 때 가장 힘이 됐다”고 말했다.

<남자친구>는 박보검이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2년 만에 선택한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처음 대본을 1회부터 4회까지 받아봤다. 매회 엔딩이 신선하고, 김진혁이란 인물이 마음에 크게 와 닿았다. 진중하기도 하고 솔직하기도 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면서도 자기가 받는 사랑을 남에게 전할 수도 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박보검은 진혁과 자신이 닮았다고 했다. 그는 “긍정적인 모습이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줄 알아야 남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진혁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정말 아낌없이 표현하는 인물인데, 저는 그런 면에서 조심스러움이 있어 다르다. 그런 솔직 당당한 모습을 본받고 싶었다”고 했다.

8.7% 시청률로 역대 tvN 수목드라마 첫방송 시청률 1위로 출발한 <남자친구>는 2회에서 10.3%의 시청률을 기록한 뒤 이후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지 못하고 첫 방송과 같은 8.7%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박보검은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과 촬영 현장 스태프 모두 시청률에 대해선 신경쓰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 같다”며 “제작발표회에서도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고 위로를 주고 시청자를 따뜻하게 감싸 줄 수 있는 드라마였으면 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렇게 된 것 같아 감사하게 여길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작품마다 아쉬움은 하나씩 있다. 아직까지 제가 좀 부족한 부분이 있다보니까 사람들이 보는 시선도 다르고, 취향·느끼는 마음도 다른 것 같았다. 모든 마음을 다 충족 시킬 수 없지만 그 순간만큼은 최선 다했다고 생각한다. 즐겁게 마음 편하게 연기했다”고 했다.

어엿한 주연배우로 성장한 박보검은 ‘주변의 기대가 부담스럽지 않냐’는 질문에 “그런 부담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부담감을 가지고 촬영하면 저만 손해더라. 이건 일찍 깨달은 사실인데, <응답하라>를 찍으며 깨달았다. 시청률이나 주변의 기대가 신경쓰여도 연연하지 않고 좋은 사람들과 작업한다는 사실에 집중하려 했다”고 말했다.

박보검은 “배웠다” “배우고 있다”란 말을 많이 했다. 그는 “<남자친구>를 하며 연기적으로 좋은 선배님들을 많이 만났다. 특히 송혜교 선배님이 현장에서 즉석으로 감독님이 요구하는 장면들을 유연하게 소화하는 걸 보면서 역시 경험이 많은 선배들은 그 시간의 가치가 나타나는구나를 배웠다. 나도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반까지 차분한 모범생 같던 박보검은 이후 중간중간 농담도 건네며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그는 한 기자가 ‘진혁이 남성적 매력을 잘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하자 “감독님과 작가님이 진혁 캐릭터를 구축할 때 초반엔 청년의 모습이었다가 차수현(송혜교) 대표를 만나면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남자가 되는 모습을 생각했다고 했다. 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기자님이 보시기에 그렇게 케미(조화)가 없었나요?”라고 되물어 웃음을 터뜨리게 했다.

또 진혁을 보며 “청포도 같다”고 한 차수현의 대사에 대해 “신선했다. 드라마에서 청포도라는 과일을 비유한 캐릭터는 없었지 않나. 생각해보니 청포도라는 과일과 김진혁이 정말 잘 맞았다. 색깔도 참 싱그럽고 달콤하면서도 처음에 떫은 느낌도 있고. 이 친구도 겉으로 보이기엔 유순해보이고 부드러워 보이지만 쓴 맛을 필요로한 모습도 있고 저돌적 모습도 있고.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며 “건포도는 이상했겠죠”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박보검은 <남자친구>를 “소년에서 청년으로 가는 과도기적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을 찾아내는 시간이기도 했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인사드릴지는 모르겠지만 진혁이와는 다른 느낌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너를 기억해>에서 사이코패스 역할을 맡은 적이 있는데 그 캐릭터는 어떤 계기가 있어서 그렇게 변한 인물이었다. 악역이라도 캐릭터가 왜 그렇게 됐는지에 대한 이해가 되는 캐릭터라면 해보고 싶다”며 “앞으로 좀 더 넓은 마음을 가지고 연기적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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