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경제 활성화의 구체적인 목표를 보면 놀랄 만하다. 2030년 수소차와 수소 연료전지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1위 달성을 꿈꾼다. 올해 국내에서 수소승용차를 신규로 4000대 이상 보급하고, 2025년까지 연 10만대 양산체계를 구축해 수소차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이어 2040년까지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620만대로 늘리고 수소충전소를 1200곳으로 확대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42만개 만들어낸다고 한다. 정부는 수소차 활성화를 위해 구매 시 최대 360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주고 수소충전소 설치·운영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초기에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성장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일자리와 먹을거리를 만들겠다는 것이니 박수 칠 일이다.
하지만 걱정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미래 교통수단 경쟁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간에 승패가 결론 나지 않았다. 세계 시장은 여전히 전기차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런 전기차조차 높은 가격과 인프라 부족 탓에 대중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전 정부에서는 전기차 활성화를 중시했는데 이번엔 수소차다. 정권이 바뀌면서 정책의 무게중심까지 옮겨간 것이다. 일각에선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 몰이로 특정 기업에 혜택이 쏠릴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명박정부는 ‘녹색성장’을 외쳤다. 박근혜정부는 ‘창조경제’를 기치로 내걸어 지역별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세우고 기업인들을 독려했다. 그후 정권이 바뀌면서 그 그림자마저 사라졌다. 헛돈 쓴 것으로 판명 난 정책이 한둘이 아니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이 정부가 전면에 내세우는 수소경제는 정권과 명운을 함께하는 구호경제에 그치면 안 된다. 수소경제가 미래 먹을거리 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이제부터 치밀한 육성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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