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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서유헌의뇌이야기] 비타민 C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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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유리산소기같이 독성이 있는 산화 물질은 암, 당뇨병과 같은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 주범에 대항하는 대표적인 항산화 물질이 비타민 A, C, E이다. 이렇듯 비타민은 뇌를 비롯한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과 성장 및 유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그러나 비타민을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있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 생화학과 교수이자 라이너스 폴링연구소 이사인 발츠 프레이 박사는 “비타민C가 체내 혈관을 이완시키고 협심증 환자의 통증을 감소시켜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까지 낮춘다”고 밝혔다. 또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유안 카메론 박사와 라이너스 폴링 박사도 “고용량의 비타민C를 투여한 암 환자가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생존 기간이 3~4배 길었다”고 보고했다. 이후 암 치료에서 비타민 C와 E의 고용량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반면, ‘2007 미국의사협회지’에 발표된 비타민제와 관련된 47편의 임상시험을 종합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타민제를 먹은 사람이 전혀 먹지 않은 사람보다 오히려 사망률이 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 뒤 22편의 임상 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도 별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고용량의 비타민C 투여 요법에 대한 여러 결과 보고만 있을 뿐 무작위 대조 임상 연구가 거의 없기 때문에 비타민C의 효과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최근에는 효과가 없다는 보고와 함께 암, 비타민C의 과다 복용 시 암과 심장병 예방 능력이 감소되거나 악화되며, 백내장과 결석을 야기해 몸에 해로울 수도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

국제영양학회가 추천하는 비타민C의 권장량은 하루 100mg 정도이다. 그러므로 비타민C를 정상인이 무분별하게 다량 섭취하고, 암치료를 위해 다량 사용하는 것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서유헌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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