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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신한금융 사태’ 9년 계속되는 권력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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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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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전 사장, 조용병 회장에

“조사위 꾸려 명예회복” 요구

라응찬 측 핵심 위성호 은행장

거짓 증언 혐의 검찰 조사 예정

검찰 과거사위, 당시 재판 관련

“라 전 회장 측 허위진술” 지적


2010년 당시 신한금융지주의 ‘1인자’인 라응찬 회장(왼쪽 사진)이 ‘2인자’인 신상훈 신한금융 사장(오른쪽)과 직원 등 7명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인 ‘신한 사태’가 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조용병 현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해 말 인적 쇄신을 단행하고 조직을 추스르고 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이 채용비리 혐의로 받고 있는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받을 경우 신한금융 내 계파 싸움은 다시 벌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 회장이 신한 사태로 일선에서 물러났던 신상훈 전 사장 측과 협력해 조직을 이끌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전 사장은 조 회장에게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명예회복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6일 금융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신한금융은 지난해 12월 위성호 신한은행장 등의 교체를 계기로 라 전 회장과 한동우 전 회장을 주축으로 한 ‘라응찬·한동우 라인’과 조 회장 라인의 대립이 계속되고 있다. 한 전 회장은 신한 사태로 라 전 회장이 물러난 후인 2011년 2월~2017년 3월 신한금융을 이끌었다. 조 회장이 한 전 회장 뒤를 이어 신한금융 회장을 맡고 있다.

당초 조 회장도 ‘라응찬·한동우 라인’으로 분류됐으나 지난해 말부터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는 게 신한금융 안팎의 분석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21일 임시 이사회와 자회사경영위원회(자경위)를 열고 계열사 11곳 중 7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특히 대표 계열사 5곳(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중 신한카드를 제외한 4곳의 수장을 새로 선임했다.

그룹 2인자인 신한은행장에는 진옥동 신한금융 부사장이 선임됐다. 진 부사장은 신한 사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으로 신 전 사장 측과도 가까운 편이다. 진 부사장 등 신한금융 계열사 신임 사장들의 임기는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 후 시작한다.

계열사 수장에서 물러나는 인사들 중 일부는 신한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 대표적인 ‘라응찬·한동우 라인’인 위 은행장과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신한 사태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위 은행장과 계열사 한 곳의 사장 ㄱ씨는 당시 신 전 사장 측 인사를 회유하려 한 정황도 있다.

조 회장이 취임 1년9개월 만에 라응찬·한동우 라인과 거리를 두는 것은 임기가 끝나는 내년 초까지 그룹 내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서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채용비리를 직접 지시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기소됐는데 이후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2인자인 위 은행장과의 갈등설이 제기됐다. 조 회장은 위 은행장이 인사 발표 후 공개적으로 반발한 지 이틀 만인 지난해 12월28일 전 임직원에게 e메일을 보내 “퇴임하는 CEO도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검찰이 신한 사태와 관련해 라 전 회장 측의 근거가 희박한 허위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신 전 사장을 기소했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신한 사태를 “검찰이 공명정대하게 행사해야 할 권한을 사적 분쟁의 일방 당사자를 위해 남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신 전 사장은 지난해 말 조 회장 측을 만난 자리에서 “신한금융 내에 자체 진상조사위를 만들어 당시 피해를 본 임직원의 명예회복과 피해구제를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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