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한국사회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20대 미투운동 지지도가 4개월 전(7월)보다 줄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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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조사한 20대의 미투(#MeToo) 지지도가 4개월 전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이 여성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보여, ‘지지하지 않는다’(49.7%)가 지지한다(43.6%)를 제쳤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지난해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2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사회의 성평등 현안에 대한 인식조사’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20대 남성의 미투 지지도는 지난해 7월 56.5%에서 11월 43.6%로 12.9%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20대 여성 미투 지지도는 88.8%에서 80.2%로 8.6%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쳐, 남녀간 지지도 격차가 4.3%포인트 더 벌어졌다.
마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정책연구실장은 “혜화역 시위(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 직전으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됐던 7월에 첫 조사가 실시돼 미투 지지도가 평소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성은 자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에 남성보다 고정된 미투 지지층이 많아, 하락세가 상대적으로 덜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대학원생 강희성(가명ㆍ26)씨는 “지난해 많은 미투 사례를 접하면서 성차별 문제 등에 관심이 더 생겼다가 자연스럽게 관심도가 낮아졌다”며 “또래 남성 중 일부는 미투 운동에 반감을 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관심이 적거나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에서 ‘성차별 문제에 관심이 있다’고 답한 남성은 68.2%(지난해 11월 기준)인 반면 ‘일상생활에서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과 차별이 심각하다’(33.1%)거나 ‘우리사회의 여성혐오가 심각하다’(28.5%)는 의견은 그 절반도 되지 않았다. 손승영 덕성여대 교양학부(여성학) 교수는 “성차별 현실을 일부 일정하면서도 남성만 가해자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에 반감을 느끼고 여성을 ‘억압’, ‘혐오’하는 것까지는 아니라고 말하는 젊은 남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이 같은 20대 남성들의 성차별 인식을 연구하는 한편 다른 연령대보다 성차별 문제에 관심도가 높은 20대의 정책수요에 맞는 성평등 정책을 개발할 계획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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