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무력진압은 오보”이며 “계엄군 누명 썼다”는 조사위원

댓글 1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국당 추천위원들 보니]

권태오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

군인 출신으로 5·18 관련 활동 전무

유족회 “진상규명 의지·전문성 의심”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광주사태는 소수의 선동” 규정하며

계엄군의 성폭행·집단학살 등 부정

차기환 변호사

“시민들, 군인 총에 죽은 것 아냐” 주장

세월호특조위 노골적 방해 전력도



한겨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14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위원으로 추천한 권태오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 차기환 변호사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이들은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활동 이력이 전혀 없거나, 5·18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왜곡·훼손해온 인물이어서 어렵게 출범한 위원회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유한국당이 비상임위원으로 추천한 차기환 변호사는 새누리당 추천으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며 특조위 활동을 노골적으로 방해해 유족들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당했던 인사다.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서는 사실을 왜곡하는 내용을 담은 트위트를 수차례 올린 전력도 있다.

2012년 9월 자신의 트위터에 ‘경악! 북한군 광주 5·18 남파 사실로 밝혀져’라는 제목의 극우언론 글을 게시하고, “역사적 진실은 무엇일까? 많은 민간인 사망자들이 진압군이 쓰는 M16이 아니라 M1이나 카빈 탄알에 맞아 죽었다는 것은 87년 청문회와 사망진단서로 밝혀졌었는데…”라며 사실상 ‘북한군 개입’ 주장에 동조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이듬해 2월에는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올라 있던 ‘5·18 광주사태를 영화화한 <화려한 휴가>에 대한 특전사 부대원들의 성명’을 리트위트하면서 “최근 지만원씨가 수사 및 재판 기록에 기하여 주장한 내용과 일치하네. 영화 내용이 사실과 중요 부분에서 달라 국민들을 오도”라고 표현했다.

차 변호사는 <한겨레>에 지만원씨 등 극우 인사들이 주장하는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지금 현실에 드러난 걸로 봤을 땐 너무 무리한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대한민국 국군이 (5·18 때) 그렇게 만행을 저질렀나?”라고 반문하며, “그런 것도 이 기회에 정리하고 가자는 것이다. 국군에 대해 왜곡해 국민들의 증오심을 키워 국군과 국민 사이에 괴리가 벌어진다고 하면 좋을 게 아무것도 없지 않으냐”고 했다.

비상임위원으로 함께 추천된 이동욱씨는 1996년 <월간조선> 4월호에 실린 ‘광주사태 관련 10대 오보·과장’ 기사에서 “성폭행, 화염방사기 사용, 교도소 안 50여명 타살, 지휘권 이원화, 지뢰 매설, 광주 투입 전 실탄 지급 보도는 모두 오보·과장으로 밝혀졌다”고 적었다. 또 “거의 모든 오보가 피해자 중심으로 쏠려 있다”고도 했다. 이에 당시 5·18 단체 쪽은 공개 사과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씨는 이날 <한겨레> 통화에서 “당시 광주 단체들이 항의하기는 했지만 정정보도를 요구하는 정도에도 못 왔다. (기사가) 사실이었으니까”라고 주장했다. 그는 2013년 유튜브 방송에서 당시 군이 5·18을 “소수 선동가에 의해 다수 선량한 시민들이 금남로에서 도청으로 이동한 사건”으로 작전일지에 적었다고 언급하며 “소수의 선동가와 다수의 선량한 시민, 이것이 광주사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권태오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제2작전사령부 부사령관(2012) 등을 거친 군 출신 인사로, 이력 가운데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과 관련한 경력은 전혀 없어 전문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5·18민주유공자유족회 등 관련 단체들은 성명에서 “과연 그가 5·18 진상규명을 위해서 어떤 전문성을 갖췄는가, 역사적 의지를 갖췄는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자유한국당에 추천 철회와 함께 추천권 반납을 강력히 요구했다. 다만 일부에선 진상규명위 출범이 계속 지연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의원은 <한겨레>에 “진상조사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방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이걸 안 받으면 (위원회 출범이) 또 늘어지는 문제가 생긴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관계자도 “자유한국당이 아예 손을 놓을 수도 있으니 일단은 출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진상규명조사위원은 국회 추천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청와대는 이날 “5·18진상규명조사위원의 임명은 관련 법률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재 진상규명조사위에는 민병로 전남대 법학과 교수, 송선태 전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이성춘 송원대 국방경찰학과 교수, 이윤정 오월민주여성회장, 오승용 전남대 연구교수, 안종철 한국현대사회연구소 박사 등이 추천돼 있다.

김미나 송경화 이경미 노지원 기자 mina@hani.co.kr

[한겨레를 보는 정말 쉬운 방법]
[네이버 메인에서 한겨레 받아보기] [영상+뉴스=영상플러스!]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