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들, 황금폰 존재 안 믿어"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남 창원시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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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씨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태균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명씨의 전 법률대리인인 김소연 변호사가 명씨가 오 시장 측으로부터 돈을 받은 뒤 화를 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김 변호사는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명씨가) 대화 과정에서 오 시장이 제일 양아치라고 하면서 굉장히 분개했다"고 말했다.
"명씨, 오 시장이 '먹고 떨어지라'고 취급해 화내"
그는 "(오 시장이) 김씨를 통해 돈 봉투를 보내면서 '먹고 떨어지라'는 식으로 이렇게 고생한 자기들을 안 좋은 취급했다고 하면서 화를 낸 적 있다"며 "처음 만난 날부터 심하게 분개했다"고 언급했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김씨가 오 시장의 여론조사 비용을 전달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검찰이 명씨에게 2021년 4월 25일 명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제주도에서 찍은 사진이 게재된 것에 대해 물었고, 그러자 명씨가 스스로 김씨에 대해 언급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이) 김 위원장과 찍은 제주도 사진을 제시하고 어떻게 된 거냐고 해서, 선거 끝나고 4월에 김 위원장이랑 같이 (제주도에) 갔는데, 별장 주인이 김씨다(라고 했다). 그때 (김씨에 대한) 대화가 나왔다. (김씨는 오 시장의) 후원회장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또 명씨가 오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를 치렀을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물어봤다고 한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명씨는 조사과정에서 김종인 위원장에게 세 가지 방법을 제시했고, (김 위원장이) 그대로 했다고 답했다.
명태균씨가 2021년 4월 25일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 명씨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제주도의 한 별장에서 사진을 함께 찍었는데, 이 별장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인인 사업가 김모씨 소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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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명씨가 제시한 방법은) 예를 들어 협상테이블에 성일종 의원을 보내고, 3월 며칠까지 절대로 협상하지 말라, 그 협상을 연장하기 위해 여론조사 조건을 ARS 몇 퍼센트로 끝까지 밀고 있어라(라는 것)"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내용을 토대로 실제로 안철수 의원이 빠진 상태에서 경선을 치르게 됐다"며 "(명씨가) 상당히 머리가 좋다라고 (생각했다). 저희는 재미있게 강의 듣듯이 조사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 머리 나빠 말 안 통한다더라"
진행자가 "명씨가 직접 오세훈 캠프를 찾아가거나 오 시장이나 오 시장 측에 직접 연락해 자료를 제공했다는 얘기는 들은 바가 없냐"고 묻자 "제가 조사 입회했을 때까지 그런 조사 내용은 없었고 질문도 거의 없었다"며 "본인도 초반부터 오 시장은 머리가 나빠서 말이 안 통한다고, 다 김 위원장 통해서 전달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는 명씨가 "검찰이 찾는 '황금폰'을 내가 갖고 있다"며 휴대전화 제출을 조건으로 구명로비를 시도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황금폰이란 용어를 쓴 적은 없고 명씨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것처럼 변호사들에게 이야기를 하면서 이철규 의원이나 이런 사람들에게 어필하란 식으로 얘기했다"며 "자기는 원하는 것은 먹고 살게 해주는 것, 그리고 구속이 되면 풀어주는 것 이렇게 두 가지이고 조용히 살겠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황금폰의 존재에 대해 "저희 변호사들은 전혀 믿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를 내놓고 얘기하든지 아니면 적어도 어디에 있다고 알려주든 그렇게 해야 된다"며 "사건을 많이 하다 보면 전혀 없으면서 변호인들을 최종 위기에 모는 경우들도 있어서 저희는 섣불리 안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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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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