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네덜란드 등 13개국 동참
“공공연구, 유명 학술지에 묶여 있어… 논문 공유해야 연구의 폭 넓어져”
플랜S는 논문을 발행하는 연구자에게 돈을 받지 않으며, 학회나 소속 기관은 발행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에 논문 게재료를 지불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2020년 1월 1일부터 발효되며 이때부터 플랜S에 참여한 기관이나 재단 자금을 후원받은 연구자는 유명 학술지와 계약할 때 논문을 구독자에게 무료로 공개하는 조건으로 게재료를 지불하고 계약을 맺거나, 아예 구독료가 없는 완전히 개방된 학술지(오픈 액세스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해야 한다. 이를 통해 누구나 연구 정보에 접근하고, 유명 학술 출판회사가 받는 게재료는 낮추도록 유도하는 게 목표다.
현재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 대부분의 유력 학술지들은 논문을 게재하려는 연구자로부터 비싼 논문 게재료를 받는다. 논문을 보려는 독자 역시 돈을 내야 한다. 일각에서는 공공의 목적을 갖고 널리 공개돼야 할 많은 연구 결과가 유명 학술지에 의해 묶여 있다며 ‘논문 장사”라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예를 들어 현재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의 경우, 모두에게 논문을 무료로 개방하는 ‘오픈 액세스’ 조건으로 논문을 게재한다. 하지만 연구자에게는 게재료로 약 700만 원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학술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하자는 운동을 펼치고 있는 서정욱 서울대 의대 교수는 “국제 출판사인 네덜란드의 엘스비어나 사이언스를 발간하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가 책정한 가격도 이와 비슷하다”며 “편집비용과 인쇄·조판비용, 이를 컴퓨터 데이터로 바꿔 웹사이트에 올리는 비용, 수익 등을 고려한 적정 게재비용은 약 200만 원 수준이라는 분석도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는 게재료를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유력 학술지 구매비용도 무시하기 어렵다. 한국 대학 소속 연구자나 학생은 대학 도서관이 구매한 자료를 연구에 활용한다. 학술정보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한국의 4년제 대학 도서관의 해외 전자학술지 구입비는 1017억5400만 원으로 국내 전자학술지 구입비(119억300만 원)의 약 8.5배에 이른다. 더구나 최근 5년 새 해외 전자학술지의 구입비는 매해 3∼5%씩 꾸준히 상승했다. 서 교수는 “플랜S가 성공하면 이런 비용이 절감돼 더 많은 예산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tw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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