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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욱 변호사 등 민변이 낸 국가배상 소송에서 위자료 배상 판결 확정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사건’ 변호인들이 피의자와 만날 권리를 방해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장경욱 변호사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판결로 국가는 장 변호사에게 5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 함께 소송을 낸 다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4명도 각각 100만~200만 원의 배상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피의자의 인권보장과 방어준비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권리이므로, 수사기관의 처분으로 이를 제한할 수 없고, 법령에 의해서만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권리를 포기하지 않았는데도 수사기관이 접견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을 침해하는 것이고, 국가는 변호인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2014년 초 파문이 일었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국정원이 증거를 조작해 화교 유우성 씨를 간첩으로 몰았던 일이다. 당시 유 씨의 변호를 맡았던 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항소심 도중 북한과 중국을 넘나들었다는 ‘출입경 기록’이 조작된 사실을 밝혀냈다.
당초 검찰이 유 씨를 기소한 유력한 근거는 유 씨의 친동생 가려 씨의 진술이었다. 국정원은 2012년 입국한 가려 씨를 임시보호시설인 중앙합동신문센터 독방에 수용했고, 이 조사 과정에서 유 씨가 간첩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 하지만 재판과정에서 가려 씨는 국정원의 강압에 의해 허위진술했다고 밝혔고, 결국 유 씨는 1심에서 국가보안법상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급해진 검찰은 항소심에서 진술 대신 유 씨의 출입경 기록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이 허위라고 판정했다.
유 씨의 부탁을 받은 장 변호사 등은 2013년 2~3월 가려 씨가 국정원 붙들려 있을 때 변호인 접견신청을 했지만, 국정원은 “당사자가 접견을 원치 않는다”, “가려 씨는 피의자가 아니어서 변호인 접견 대상이 아니다”라는 등의 이유로 모두 거부 처분했다. 장 변호사 등은 “국정원이 부당하게 접견을 막았다”며 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고, 1,2심에서 모두 승소했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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