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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사라진 문화센터 셔틀…지자체도 최저임금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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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서민선 인턴기자] [서울 은평구 올해부터 노선 7개→5개…전문가 "공적 영역에서조차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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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김현정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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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이 일주일에 두 번 가는 운동만 기다리시는데…"

지난달 18일 서울 은평구민체육센터 홈페이지에 '셔틀버스' 운영 문제를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새해부터 갑작스럽게 없어지는 노선 탓에 80대 고령 주민이 불편을 겪을 것이란 우려였다.

체육센터 측은 급등하는 임금·물가를 극복할 방법이 없어 부득이한 결정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급등한 최저임금이 민간을 넘어 공공 영역까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8일 은평구청에 따르면 은평구민체육센터는 이달 2일부터 평일 낮 셔틀버스 운행노선을 기존 5개에서 3개 노선으로 축소했다. 셔틀버스는 7대에서 5대로 줄이고, 운전기사도 2명을 감원했다.

해당 체육센터는 지방자치법과 지방공기업법에 따라 만들어진 은평구시설관리공단에서 관리·운영하는 주민 편의시설이다. 체육센터는 버스 업체와 연간 약 2억9000만원 규모의 임차용역을 맺어 셔틀버스를 운영해왔다.

이번 노선 감축은 2년간 29.1% 치솟은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수년째 입찰 금액이 동결인 상황에서 버스 업체가 오르는 인건비를 버틸 수 없다고 선언한 것이다. 체육센터가 업체와 맺는 버스 1대당 인건비를 포함한 평균 계약가격은 일반적 시세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 관계자는 "셔틀버스 노선 축소의 가장 큰 사유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기존의 입찰 금액으로는 동일 노선을 운영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며 "원래 하던 업체가 단가가 너무 안 맞는다고 해서 (입찰을 통해) 다른 업체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갑작스럽게 사라진 셔틀버스 노선에 주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체육센터가 예산 부족으로 주민 편의를 줄인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주민 이모씨(26)는 "인건비를 더 늘려서라도 셔틀버스를 유지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 현실적 고려 없이 이뤄졌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시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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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민체육센터 홈페이지. 셔틀버스 노선 축소를 알리는 공고문이 붙어 있다. /사진=은평구민체육센터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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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버스 노선이 폐지된 것은 은평구민체육센터만의 얘기는 아니다. 서울 도봉구 창동문화체육센터도 이달 2일부터 기존 4개 노선 가운데 1개 노선을 폐지하고 셔틀버스의 토요일 운행을 중단했다.

도봉구청 측은 "차량이 비어 있는 상태로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비용 낭비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창동문화체육센터의 셔틀버스 노선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넘게 4개 노선으로 운영됐다는 점에서 구청 측의 설명은 의구심을 남긴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부작용이 공공 영역에서까지 나타나는 것은 문제라고 말한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원래 저소득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저임금이 오히려 그들의 일자리를 축소하고 뺏는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도 지킬 수 없는 것을 일반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강제한 꼴"이라고 말했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정한 것을 지자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며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 해소, 이런 부분이 공적 영역에서는 잘 지켜져야 하므로 자치단체장의 문제의식이 강하게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canelo@mt.co.kr, 서민선 인턴기자 seomin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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