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관의 성추행 피해 사실을 폭로해 사회 각계의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가 지난해 11월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안태근 전 검사장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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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검사는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04년 검사 임관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이른바 ‘주류 지향’의 검찰 조직 생리를 지적했다.
그는 “당시 사법연수원에 마친 검사는 2월, 법무관 마친 검사는 4월에 임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2월에 임관한 검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명의의 임명장을, 4월에 임관한 검사는 대통령 직무대행 고건 전 총리 명의의 임명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월 임관 검사 중엔 2월 임관 검사를 보고 ‘우린 고건한테 임명장을 받아 너무 다행이다, 노무현한테 임명장을 받은 애들은 창피해서 어떻게 검사하느냐’고 했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의 임명장을 받은 검사를 비아냥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 검사는 “사실 그땐 그 말의 의미를 잘 알지 못했다”면서 “검사생활은 그 말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 주류라는 오만, 주류에의 동경…’을 언급하며 “대부분의 검사들이 멸시받지 않기 위해 주류가 되기 위해 주류속에남기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적었다.
주류를 지향하다 보니 검찰 내 주류는 정권과 상관없이 항상 같았다고도 했다. 여검사들은 당연히 비주류에 속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여검사에 대한 성폭력 역시 비주류에 대한 멸시와 조롱이었다”며 “검찰 내 주류는 정권과 상관없이 항상 같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비주류로 분류되었을 때는 현직 대통령조차 어떤 수모를 당하는지를 너무나 잘 알았다”고 덧붙였다.
[사진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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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S 캡처] |
서 검사는 자신의 사건에 대한 동료 검사들의 진술을 열람한 뒤“관련 검사들의 새빨간 허위진술을 본 후에 시작된 메스꺼움이 며칠째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그래도 일부 정치검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검사는 선량하다 믿고 15년을 살아왔다”며 “이제 명백히 비주류로 분류된 나를 향한 그들의 멸시와 조롱에 선량하다고 믿었던 검사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너무 사무친다”고 호소했다.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안태근 전 검사장이 2010년 10월 한 장례식장에서 자신을 성추행한 뒤 2015년 8월 인사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은 지난 4월 안 전 검사장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으며, 현재 1심이 진행 중이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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