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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고 김용균씨 동료들 “태안화력 안전교육은 구호 제창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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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 과정서 진술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작업하다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24)가 위험에 노출된 일을 하며 안전교육마저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동료들의 진술이 나왔다. 태안경찰서는 지난 14일부터 김씨와 한국발전기술(하청업체)에서 같이 일했던 컨베이어벨트 운전원 등 4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이런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하청업체 직원들이 작업에 투입되기 전 안전교육을 받았는지, 지급 장비를 갖췄는지, 위기상황 시 어떻게 조치하는지 등 하청업체의 안전관리 여부를 확인했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경찰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안전교육은 회의 시간에 잠시 이뤄지고 이후 구호 제창 정도가 대부분이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입사 후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직무·안전 관련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내부규정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조사받은 직원들은 ‘컨베이어벨트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현장직무교육(OJT)도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하청업체가 2인1조로 근무하도록 규정한 내부지침을 위반한 사실도 확인했다. 2016년 10월10일부터 시행된 한국발전기술 석탄취급점검지침에는 컨베이어벨트 점검작업은 2인1조로 근무하게 돼 있다.

경찰은 한국발전기술 관계자가 “야간에 2인1조로 근무하는 게 원칙이지만 회사 인력수급의 문제로 1명씩 근무했다”고 한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내용을 조사했다. 경찰은 이 지침이 법적 효력을 지닌 것인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이번주 중 하청업체 현장 운전원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무리하고, 다음주부터는 하청업체 현장관리자 등을 불러 주의 의무를 준수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하청업체에서 현장 운전원에 대한 안전관리·감독이 허술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서부발전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벌이고 있는 고용노동부와도 공조해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원청업체에 대한 수사범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sj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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