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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러시아, 트럼프 당선 위해 흑인 겨냥 ‘여론전쟁’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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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SNS 20만건 분석 보고서’ 보도

러 정부 연계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

유튜브·인스타 등 가짜계정 만들어

‘흑인진압 영상’ ‘클린턴 악마화’ 공작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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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 흑인을 강경 진압하는 경찰 영상 올리기. 인스타그램에 “문자메시지로 투표” 거짓 사실 유포. 페이스북에 힐러리 건강 이상설 퍼뜨리기 ….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도우려고 흑인들을 겨냥한 소셜미디어 공작에 집중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 포스트>는 17일 상원 정보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를 인용해, 러시아가 민주당 지지층인 흑인들의 투표 의지를 꺾기 위한 공작을 활발히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러시아 정부와 연계된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가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공유한 메시지 20만여건을 컬럼비아대, 옥스퍼드대 조사팀 및 리서치 업체들이 분석한 결과가 담겼다.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는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가짜 계정을 만들어 여론전을 벌였다. 특히 흑인들을 겨냥했다. 흑인을 진압하는 경찰의 폭력성을 부각한 영상 등을 유튜브에 올려 흑인들의 미국 정부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 것으로 조사됐다. 또 페이스북 계정에 흑인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만한 콘텐츠를 올려 구독자를 늘린 후 ‘힐러리 건강 이상설’ 등을 퍼뜨렸다. 인스타그램엔 “문자메시지로 투표가 가능하다”는 거짓 정보를 올려 투표 방법에 혼란을 주려는 시도도 했다.

보수 성향 유권자들을 결집시키기 위한 여론전도 전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페이스북에 ‘애국주의자 되기’, ‘텍사스의 심장’, ‘예수 군대’ 등 20여개 계정을 만들어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하고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비하하는 콘텐츠를 게시했다. 이런 게시물은 3000만회 이상 공유됐다.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의 요원들은 러시아 상트페르부르크에 있는 본사 주소와 러시아 메일 계정을 사용했으며, 루블화로 광고료 등을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2월에 이 업체를 대선 개입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공화당 소속인 리처드 버 상원 정보위원장은 “러시아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미국인을 인종, 종교, 이데올로기에 따라 분열시키려고 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한편 특검 수사 무마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한테 견제를 받다 해임당한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17일 하원 법사위에 출석했다가 기자들한테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공격하고 있다. 나라의 가치를 위해 공화당 의원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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