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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 (화)

`패널·스마트폰·車전장` 턴어라운드…`뉴 LG` 첫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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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 2019년이 두렵다 / ⑤ LG그룹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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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을 쇄신하고 주력 사업의 전략도 세우고 있지만 내년 대내외 경영환경이 만만치 않다.'

내년을 바라보는 LG그룹의 시선이다. 지난 6월 구광모 회장(40)을 새 수장으로 맞은 LG는 지주사인 (주)LG의 수뇌부를 교체한 후 지난달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사업보고회와 인사·조직개편을 마치는 등 발 빠른 행보로 내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갈등, 중국의 추격·견제 등 외부 경영환경이 예상보다 위중한 데다 부진에 빠져 있는 사업들도 적지 않아 여전히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내부적으로 내년에 LG는 △중국 추격으로 인한 디스플레이(LCD패널 등) 수익 악화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스마트폰·전장사업 △핵심 캐시카우인 TV·가전·화학 등이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 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의 주력 사업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은 중국 후발업체의 거센 추격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올해 LCD 부진으로 417억원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업체의 저가 물량 공세로 LCD값이 급락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탓이다.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대형 LCD 시장에서 중국 BOE가 수량 기준으로 23%를 차지해 LG디스플레이(20%)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지난 2분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는 이후 LCD 패널값이 상승하면서 3분기 조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다시 적자의 늪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LG디스플레이의 적자폭을 177억원 정도로 전망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11월 LCD TV 패널 가격은 연초 대비 1.8% 내려갔고 이달에는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신규 LCD 생산라인이 가동되면 추가적인 가격 하락세를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는 어려운 시장 상황을 반영해 처음으로 생산직 직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신청자가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가 부진 탈출을 위해 선택한 카드는 LCD패널에서 OLED패널로 사업구조를 빠르게 전환하는 전략이다. 올해와 내년 약 16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매출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10%대에서 내년에는 40%까지 늘릴 계획이다. 특히 내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인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건설을 위해 약 4조3000억원을 외부에서 조달하기도 했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의 성공뿐만 아니라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가속화함으로써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을 지속적으로 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계속 늘어나는 대형 OLED 패널 수요에 맞춰 공급을 적기에 늘릴 수 있는지가 향후 LG디스플레이 사업 성과를 가를 것"이라며 "여기에 스마트폰 등 중소형 OLED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부진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뚜렷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고 있다. DB금융투자는 LG전자 스마트폰 부문의 영업이익을 △2016년 -1260억원 △2017년 -737억원 △2018년 -609억원 △2019년 -426억원 등으로 분석하고 있다. 내년에도 여전히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나마 적자폭이 줄어드는 게 위안이다. LG전자는 지난달 정기인사에서 TV 전략·마케팅 분야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권봉석 HE사업본부장(사장)에게 스마트폰 사업도 총괄하도록 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높이고 마케팅 효율성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는 전장사업도 주요 관심사다. 특히 LG전자의 자동차 전장(VS)사업본부가 내년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DB금융투자는 LG전자 전장부문의 적자폭을 올해 124억원, 내년 50억원으로 보고 있다. 적자폭보다도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어떻게 높여 가느냐가 관건이다.

LG전자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전장사업부문 명칭을 기존 VC(Vehicle Components)에서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로 변경했다. 전장사업에서 부품을 뛰어넘어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다. 또 지주사인 (주)LG에 자동차부품팀이 신설됐는데, 그룹 차원에서 전장부품사업 전략을 다듬으며 전자·화학·이노텍 등 계열사 사업을 조율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LG는 또 프리미엄 헤드램프 선도기업 ZKW의 지분 100%를 11억유로(약 1조4400억원)에 인수하는 등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TV·가전·화학 부문은 올해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지만 내년에는 글로벌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수요 둔화 등에 대비해야 한다. 이 두 부문이 LG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온 상황이어서 그룹 전체로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다.

LG가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던진 승부수는 '젊은 조직과 세대교체' '외부 수혈과 조직문화 쇄신'이다. LG는 지난달 정기인사를 통해 경기 둔화와 정보통신기술(ICT) 패러다임 전환 등 변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1959년 이전 출생 임원 중 상당수를 퇴진시키고 젊은 임원을 발탁했다는 게 재계 분석이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 상무 승진은 134명으로 작년보다 43%나 늘었다. 퇴진한 임원도 작년보다 20% 이상 늘며 임원진이 젊어졌다.

핵심 자리에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내부 출신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주요 자리에 임명하던 '순혈주의'를 탈피한 것이다. LG는 최근 신학철 3M 수석부회장을 LG화학 CEO로 영입했다. (주)LG에도 외부 인사를 대폭 영입했다. 계열사 사업을 조율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주)LG 경영전략팀장에 베인앤드컴퍼니코리아 대표 출신인 홍범식 사장, 미래 사업인 자동차부품 팀장에 한국타이어 연구개발 본부장 출신인 김형남 부사장, 인사팀 인재육성담당에 이베이코리아 인사부문장 출신인 김이경 상무를 발탁했다. LG전자는 은석현 보쉬코리아 영업총괄 상무를 전장사업본부 전무로 영입했다.

[김규식 기자 / 이상덕 기자 / 전경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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