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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9 (수)

한국에 신차 2종 생산 약속했던 GM, 신차 개발까지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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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이사회, R&D 법인 분리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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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왼쪽)과 카허 카젬 한국 GM 사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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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18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잇달아 개최해 '연구·개발(R&D) 법인 분리 안건'을 의결했다. 그동안 R&D 법인 분리에 동의하지 않던 한국GM 2대 주주 산업은행이 찬성하면서다. 대신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한국GM 사업 확대를 약속했다.

한국GM은 18일 “한국GM과 한국GM 대주주(GM·산업은행) 등 이해관계자들이 R&D 법인(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을 신설하기 위한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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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한국GM 부평공장 본관.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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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동의를 끌어낸 GM은 한국 사업 규모도 확대했다. 배리 엥글 GM인터내셔널 사장은 “한국 사업에 대한 GM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2개의 엔지니어링 프로그램(engineering program)을 추가로 한국에 배정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에 GM 본사가 한국에서 ‘생산’하겠다고 약속했던 차종의 ‘개발’까지 맡긴다는 뜻이다. 지난 5월 GM은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신차 2종을 한국공장에 배정했다. 2021년 부평공장에서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022년 창원공장에서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을 생산한다. 그런데 해당 차종의 생산뿐만 아니라 신차 개발까지 한국에 맡기겠다는 것이 배리 엥글 사장의 설명이다.

한국GM은 “신차 2종은 동일한 차량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국에서 개발한다”며 “이렇게 되면 한국의 우수한 협력업체는 보다 많은 부품을 공급할 기회를 얻는다”고 덧붙였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신설로 한국 기술자들은 중요한 R&D 프로그램을 수행할 수 있다”며 “향후 보다 많은 글로벌 신차 개발 프로그램을 유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대 주주 산업은행 찬성…노조는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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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주주총회 저지 나선 노조원들 (인천=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한국지엠(GM)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19일 오후 주주총회 장소로 알려진 인천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본사 사장실 주 통로 앞에서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 노조원들이 주주총회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한국GM은 이날 주주총회를 소집해 글로벌 제품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 법인 설립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며 한국지엠 노조원들은 이를 저지할 방침이다. 2018.10.19 tomatoy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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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은 지난 10월 19일 주주총회에서 R&D 법인 분리를 추진했다. 당시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선임한 이사진이 민주노총 한국GM지부(한국GM 노조)에 가로막혀 주주총회장에 입장하지 못했지만, 1대 주주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선임한 이사진은 R&D 법인 분리 안건을 처리했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산업은행은 법원에 ‘주주총회에서 결의한 사항의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서를 제출했고 재판부는 지난달 28일 한국GM 주주총회가 결의한 사항의 효력을 일부 정지했다. 하지만 이번에 산업은행이 18일 가처분신청을 취하하기로 하면서, 한국GM이 R&D 법인을 분리할 수 있는 걸림돌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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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토 렘펠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대표




한국GM은 R&D 법인을 분리해서 본사 직할 조직으로 배치하면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업무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본사가 진행하는 신차 디자인·개발 업무를 맡으려면 GM이 직접 관장하는 법인을 신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GM은 지난 21일 로베르토 렘펠 대표이사 등 GM 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이사회 임원 6명을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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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최고조' 한국GM 이해관계자,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부터 법인 분리 논란까지 그래픽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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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GM 노조는 이를 “(R&D 부문만 남겨 두고) 한국 생산 공장을 폐쇄·매각하기 위한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에서는 한국GM 노조가 특별단체교섭을 요구하기 위한 일종의 '협상 카드'로 신설 법인 문제를 제기했다고 의심한다. 정부와 투자 의향서까지 체결한 상황에서 한국GM이 공장을 추가로 폐쇄·매각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GM이 이사회·주주총회에서 R&D 법인 분리 안건을 재의결하자 한국GM 노조는 강력히 반발했다. 한국GM 노조는 “한국GM과 산업은행이 모종의 거래를 한 것으로 추측한다”며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개최해 총파업 여부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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