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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박성택 "최저임금 인상 등 先시행, 後보완…사회적비용 많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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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중앙회장 송년 간담회 "中企정책 反시장 많아" 쓴소리

"소득주도 성장론? 가처분 소득 주도 성장했어야"

뉴스1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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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곽선미 기자 =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18일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선(先) 시행 후(後) 보완을 하다보니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든다. 앞으로는 치밀하고 신중하게 시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송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저임금의 목표를 정해서 올리는 건 좋지만 시장이 감당할 여력을 벗어나다 보니 급하게 사후적으로 안정자금 마련하고 근로장려세제를 확대하는 식으로 보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시장에서 할 역할과 정부가 사회복지 측면에서 할 역할을 디테일하게 잘 구분해 설계해야 시장도 살고, 국민도, 어려운 서민들도 사회 안전망 혜택을 받아 선순환 할 수 있다"며 "다만 지금은 시장에서 할 일을 정부가 하고 정부가 할 일을 밖(시장)에서 하고 그러고 있는데 딜레마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정치권이든 정부든 기본으로 돌아가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원칙에 따라 사회적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그는 지난 4년간 중기중앙회장을 수행하며 느낀 소회에 대해 "여러 (중소기업) 정책들이 쏟아지는데 정부 정책들을 보면서 이게 과연 시장에 맞는지 (의문이 들었고) 시장과 정부의 역할에 구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며 "솔직히 이야기해서 중소기업 지원 정책들은 반(反)시장 정책들이 많다"고 쓴소리를 했다.

또 박 회장은 "일회성으로는 좋지만 지속가능한 정책인지 사회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거기에 소요되는 비용을 사회안전망에 써야 건강해질 수 있다"며 "갈등이 지속되면 우리에게는 더이상 기회가 많지 않을 것 같다"고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중기중앙회장을 수행하기 전까지 우리나라 잠재력을 봐서 우리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솔직히 지금은 시스템적으로 상당히 벽에 부딪혔다고 생각돼 비관적"이라고 평가하며 "한치 앞도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도자들, 정치하는 분들이 이렇게 싸움만 하는 게 안타깝다. 이제는 국가를 위해 고민하고 모든 분야에서 합심을 했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서는 "가처분 소득 주도 성장을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만원짜리 한장으로 물건을 두개 사는데, 이걸 세개 사게 만들면 소득이 좋아진다"며 "물건 값이 너무 비싼데 이 비용을 줄이는 게 정부의 역할이지 소득을 올리는 건 정부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에너지, 통신, 전력, 교육, 주거비 등 사회적 비용은 선진국 보다 높게 해놓고 명목 소득을 올리면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3만불인 나라가 글로벌에서 경쟁하려면 3만불에 맞는 인건비여야 한다. 인건비는 5만불 수준으로 주면서 국제경쟁에 나서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제조업 혁신과 관련 "우리사회가 제일 안되는 게 제조업 중심 국가에서 산업화 구조조정을 거쳐 서비스방향으로 갔어야 했다"며 "선진국은 서비스업에서의 GNP(국민총생산)가 75%인데 우리는 60%도 안될 것이다. (경제문제를) 제조업에서 풀려고 하는데 제조업은 이제 밸류(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는 공급과잉 시그널이었다. 서비스산업 쪽으로 구조조정하고 돈과 사람을 서비스로 보내야 했는데 20년간 못했다"며 "지금이라도 관광, 의료, 금융 등 서비스업(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중소벤처기업부를 향해서도 "지원하는 돈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나 살펴보면, 스마트공장을 필요하지만 고용안정자금은 시장에 들어오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에서 퇴출된 사람들이 다시 시장에 돌아오게 하는 정책은 사회적 비용(안전망)쪽으로 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부분 다 어렵다고 하는데 그럴 수밖에 없다. 세계 경기가 어렵고 국내 여건도 노동비용이 갑자기 상승해 상당히 고민이 많다"며 "사회 여러 곳곳을 쳐다보면서 고민하는 중앙회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gs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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