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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0 (목)

“먹튀" "장물아비”…아수라장 된 이학재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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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마친 뒤 바른미래당 당직자들로부터 정보위원장직과 관련해 몸싸움 등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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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재 의원의 18일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이 고성과 욕설, 몸싸움으로 얼룩졌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앞으로 보수 통합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기자회견을 하고 나선 직후, 바른미래당의 당직자와 지지자 등 10여명이 그에게 달려들면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A4용지로 만든 피켓을 들고 "양심이 있으면 정보위원장 자리는 놓고 가라", "이학재는 사퇴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시위는 격화돼 "먹튀하지마라", "한국당은 장물아비냐", "친박(친박근혜) 철새냐, 왜 도망가냐", "국회의원 자격 없다" 등의 욕설도 이어졌다. 이윽고 이들이 이 의원에게 달려들며 몸싸움 직전까지 가자, 이 의원은 근처 기자실로 피신했다. 이후에도 시위대는 한동안 고성을 지르며 이 의원에게 항의했다.

바른미래당 시위대가 이 의원에게 항의한 것은, 이 의원이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유지한 채로 한국당에 복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바른미래당은 교육위원회와 정보위원회, 두 곳의 상임위원장직을 할당받았다. 이 의원은 당내 경선을 통해 정보위원장직에 당선됐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 의원에게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으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정보위원장직은 원 구성 협상을 통해 우리 당이 확보했고 당이 이학재 의원에 잠시 임무를 맡겨서 행사하는 자리"라면서 "상임위원장 자리는 놓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손학규 대표도 전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만, 절이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들고 가는 건 법에 없다"라며 이 의원의 정보위원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정보위원장직은 상임위 내 선출직인 만큼, 본인의 사퇴 의사 없이 교체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결국 20분간 기자실에 머무르며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한 후 방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국회 건물을 빠져나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당이 탈당할 때도, 국민의당에서 민주평화당이 분당(分黨)할 때도 모두 (상임위원장직을) 가지고 나갔다"면서 "이걸 가지고 문제 삼았던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이런 경우가 언제 있었나 싶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 입당을 밝힌 이학재 의원이 18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및 입당 기자회견 후 바른미래당 당직자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 있다./이슬기 기자



[유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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