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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르노삼성 부산서 트위지 생산...닛산 로그 대안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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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이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를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트위지는 현재 스페인 바야돌리드 르노 공장에서 생산돼 완제품 수입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내년 9월부터 5년간 부산에 있는 동신모텍의 공장에서 트위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1995년에 설립된 동신모텍은 자동차 차체와 전기자동차 배터리 팩 케이스를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 전문 중소기업이다. 이에 따라 스페인 바야돌리드의 트위지 생산설비 등도 부산으로 이전한다.

트위지를 국내에서 생산하면서, 르노삼성도 급한 불을 끄게 됐다. 르노삼성은 현재 내수 판매는 물론 수출 물량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르노삼성은 트위지의 연간 5000대의 내수 판매는 물론이고, 유럽 수출과 향후 동남아시아 수출까지 5년간 1만5000대를 생산, 수출한다는 목표다.

문제는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닛산 르노 물량이다. 부산 공장의 닛산 로그 생산은 2019년 9월 중단된다. 로그는 르노삼성의 부산공장 연간 생산량(25만여대)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애초 르노삼성은 자연스럽게 로그 후속모델이나 다른 닛산의 신차 물량을 배정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부산공장에 생산 설비가 갖춰져 있고 연간 12만대가 넘는 물량을 한 번에 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가진 카를로스 곤 회장이 축출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르노와 닛산 동맹이 깨지면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닛산차를 생산하는 것은 불가능해진다.

신차 물량을 받지 못할 경우 한국GM의 군산공장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3년 GM 본사가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면서 수출 물량 대부분을 생산하던 한국GM 군산 공장이 타격을 입었고, 가동률도 20% 이하로 떨어졌다. 결국 적자상태로 5년 가량을 버티다 문을 닫았다.

업계에서는 닛산의 로그 후속모델보다는 르노 차량을 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닛산 입장에서는 엔저로 일본 공장의 생산 원가가 낮아지고 있고, 르노삼성의 부산공장에 빼앗긴 물량을 되찾아오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또 닛산이 르노와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만큼 르노 자회사인 르노삼성이 물량을 줄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닛산은 전날 후임 회장 결정을 보류했다. 닛산 자동차의 주식을 나누고 있는 프랑스의 르노와 일본의 닛산 측의 타협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트위지의 생산 물량이 로그의 물량을 상쇄하지는 못하는 만큼 르노 본사로부터 추가로 신차를 배정받아야 한다"면서도 "르노 차의 경우 북미에 수출해 로그 만큼의 성과를 낼 만한 차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엔저로 인해 닛산 일본 공장의 생산 원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르노삼성에 부담이다. 르노삼성 부산공장과 로그 생산을 경쟁해야 할 일본 공장은 규슈의 닛산 공장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내년 닛산 로그 생산 종료에 맞춰 새로운 SUV를 생산 라인에 투입하는 방안을 르노 본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며 "아직까지는 후속모델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르노삼성은 18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동신모텍과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생산시설 부산이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참 사회부장(pumpkin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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