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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 (금)

불길서 할머니 구한 스리랑카인 영주권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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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화재 현장에서 90대 할머니를 구한 스리랑카인 출신의 이주노동자 카타빌라 니말 시리 반다라니말(38)씨(이하 니말씨)가 18일 한국 영주권을 받았다.

스리랑카인 니말씨에 대한 영주권 수여식이 이날 오전 11시 대구 동구 검사동 법무부 대구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법무부와 주한 스리랑카대사관, 군위군청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니말씨는 긴장된 표정을 보였지만, 출입국 사무소 관계자가 영주증을 건네자 기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니말씨는 넥타이를 맨 양복 차림으로 자리에 앉아 연신 한국에 대한 감사 표현을 했다.

니말씨는 "영주권을 받게 되어 너무 행복하고,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께 너무 감사하다"라며 "고향에 계신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신데 오랫동안 뵙지 못해 얼른 돌아가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 생명과 재산 보호에 이바지한 공로로 영주권을 받기는 니말 씨가 최초다.

법무부는 앞서 지난 13일 '외국인 인권 보호 및 권익증진협의회'를 열어 참석위원 만장일치로 니말(38)씨에게 영주자격을 주기로 했다.

니말씨는 경북 군위군 한 과수원에서 일하던 지난해 2월 과수원 인근 주택에서 불이 나자 위험을 무릅쓰고 할머니(90)를 구해 많은 이들의 감동을 주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목과 머리, 손목 등에 2도 화상을 입고 연기를 많이 마셔 폐가 손상됐다.

니말씨는 현재 군위에서 머물며 대구에 있는 병원에서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2013년 그는 한국에 근로자로 왔다가 2016년 비자가 만료돼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할머니를 구한 것이다.

의로운 행동이 알려지면서 니말씨는 의료비자를 임시로 받아 몇 차례 연장하며 한국에 거주해왔다.

마을 사람들도 니말씨의 영주권에 모두 축하를 보내고 있다.

니말씨를 고용해 함께 6개월간 일했던 과수원 사장 정창식(64)씨는 "친척에게 좋은 일이 생긴 듯이 기쁘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가 열린 대구출입국관리사무소 앞에서는 난민대책 국민 행동이 특별공로자 영주증 수여식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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