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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4 (월)

[기자수첩]'삼만전자' 굴욕 삼성전자, 위기를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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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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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올 5월 주식 액면분할 후 줄곧 내리막을 걷던 주가는 이젠 4만원 벽도 무너져 3만원대에서 형성됐다. 여의도 주식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삼만전자'가 됐다는 비아냥 섞인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실적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다. 올해 삼성전자는 반도체 시장 초호황 덕분에 매 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48조원으로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의 무려 37%를 홀로 책임졌다. 거침없는 질주다.

반면 주가는 반대로 가는 중이다. 액면분할 직후 한때 5만원을 상회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7개월 넘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8일에는 한때 3만83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치를 찍었다. 주가가 1년 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는 뜻이다.

주가는 미래를 반영한다. 그런 면에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내놓는 시장 전망은 투자심리를 끌어올리거나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후진한 것 역시 부정적인 보고서 영향이 크다. 10개 넘는 증권사에서 올 4분기 실적과 내년 전망을 어둡게 보고 목표주가를 일제히 내렸다. 당장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인 13조원대는 3분기 영업이익(17조5700억원)과 큰 차이를 보인다.

내년에도 녹록지 않다. 미국의 반도체 시장조사업체인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 D램 시장은 올해보다 1%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D램 시장은 지난해 77% 성장한 이후 올해도 39% 컸다. 내년에는 성장세가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있지만 우려할 만큼의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해가 '초호황'이었다면 내년에는 '호황' 수준은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반도체 쓰임새가 더욱 늘어나 시장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게 반도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으로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키겠다며 투자자를 안심시키고 있다. 세계 최초 극자외선(EUV) 기술을 적용한 7나노 반도체를 내년부터 본격 생산할 예정이다. EUV 공정은 기존 기술보다 반도체 생산 시간은 줄이고, 생산량은 늘릴 수 있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경쟁사와의 기술력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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