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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화)

함안 말이산 고분서 '별자리' 그림 나와…가야 무덤 최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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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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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아라가야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에서 '별자리' 그림이 나왔다. 문화재청은 함안군과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하는 함안 말이산 13호분(사적 515호)에서 별자리가 그려진 덮개돌을 찾았다고 18일 전했다. 네 벽면을 온통 붉게 채색한 구덩식 돌덧널무덤 덮개돌이다. 별자리 125개가 새겨졌다. 가야 무덤에서 처음 발굴된 별자리 그림이라서 옛 아라가야인의 천문사상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평가된다.

함안 말이산 13호분은 아라가야 고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직경이 40.1m, 높이가 7.5m에 달한다. 말이산 고분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 있다. 조사는 약 100년 만에 재개됐다. 일제강점기에 야쓰이 세이이쓰(谷井濟一)가 진행한 사찰은 유물을 수습하는 수준이었다. 이번에는 13호분이 붉은 채색을 입힌 이른바 주칠(朱漆)고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무덤방 내부 네 벽면에 점토를 바르고 그 위에 적색 안료를 채색했다. 돌방무덤에서 주로 보이는 붉은 채색고분이 시기적으로 앞서는 돌덧널무덤에서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무덤방은 최대급 규모이기도 하다. 길이가 9.1m, 폭이 2.1m, 높이가 1.8m다. 도굴구멍에서 수습한 유물 연대로 보아 5세기 후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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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방을 덮은 덮개돌 아랫면에서는 별자리 125개를 그린 성혈(星穴)이 나왔다. 크기와 깊이가 제각각인데, 별 밝기에 차이를 둔 것으로 보인다. 성혈을 새긴 면은 주인공이 안치된 무덤방 중앙부에 배치했다. 무덤을 축조할 당시부터 이렇게 구성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사단은 "고분 덮개돌 윗면에서 아주 드물게 성혈이 발견되기는 하지만, 무덤방 안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옛 아라가야인들의 천문사상에 접근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곳 인근에 있는 아라가야 왕성지 추가 발굴조사에서는 지난 6월 망루, 창고, 고상건물, 수혈건물, 집수지로 추정되는 특수목적 건물지가 다수 발견됐다. 확인된 건물지만 모두 열네 동. 중앙 빈터를 중심으로 둥글게 배치돼 왕성 내부 공간 구조에 대한 의도적인 기획이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물지는 10호다. 판석을 세워 긴 네모꼴의 정교한 건물터를 조성하고, 5m 길이의 부뚜막을 설치했다. 가야 지역에서 처음 확인된 구조로, 고대 건축사 연구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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