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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화웨이 견제’ 非서방국 확산…체코 “中 장비, 안보에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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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체코 사이버보안당국이 17일(현지 시각) 자국 이동통신사들에게 안보 위협이 우려된다며 중국산 통신장비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전방위 협공으로 시작된 화웨이·ZTE 견제가 비(非)서방 국가들로도 점차 확산되는 모양새다.

듀샨 나브라티<사진> 체코 국가 사이버 정보보호국(NCISA) 국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중국 기업들은 자국 정보당국에 협조해야 한다는 중국 법을 따라야 한다. 따라서 주요 국가 통신체계에 그들의 장비를 도입하는 것은 위협을 초래할 수 있다"며 "주 정부와 민간 등 분야에서 중요한 정보 인프라 체계를 총괄하는 관리자들은 이런 위협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성명은 체코 정부와 동맹국들이 수집한 관련 정보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기업 이름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화웨이와 ZTE를 겨냥한 조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ZTE는 아직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화웨이 측은 "우리는 (화웨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어떤 암시도 단호히 부정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화웨이 대변인은 로이터통신을 통해 "우리는 체코 NCISA에 증거 없이 화웨이의 명성을 더럽히는 대신 증거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며 "중국에는 백도어(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응용프로그램 또는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도록 시스템 설계자나 관리자가 고의로 남긴 보안 허점)를 설치하도록 화웨이나 다른 회사를 강제하는 법률이나 규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각각 1위와 4위 업체인 화웨이와 ZTE는 미국이 지난 8월 보안 문제 등을 이유로 이들 회사 장비의 정부기관 조달을 금지하고 동맹국들에도 이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면서 된서리를 맞고 있다. 뉴질랜드와 호주, 일본은 이미 두 회사 장비의 조달을 금지했으며 영국과 독일, 프랑스도 사용 금지를 저울질 하고 있다. 국내에선 통신 3사 가운데 유일하게 LG유플러스가 화웨이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를 일부 도입했다.

캐나다는 지난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다. 지난 10일 보석으로 풀려난 멍 부회장은 현재 미국 인도 심리를 기다리며 밴쿠버 자택에서 머물고 있다.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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