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7 (목)

중국·러시아, '대기 조작' 공동실험…“군사적 악용 가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대기 조작 실험을 할 수 있는 러시아의 기지 [SCMP 캡처=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가 공동으로 수행한 대기 조작 실험이 군사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6월 동유럽에 있는 수라(Sura) 기지에서 인위적으로 대기를 조작하는 실험을 6차례 진행했다며 그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 실험은 강력한 전자기파 에너지 빔을 지구 상공 75∼1000㎞ 구간의 전리층에 발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실험은 중국의 지진예측 위성 '장헝(張衡)-1호'와 연계됐다.

전리층은 태양 에너지에 의해 공기 분자가 이온화한 자유 전자가 밀집한 곳이다. 지상에서 발사한 전파를 반사하기 때문에 무선 통신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문가들은 대기 조작을 위해 전리층에 쏘아 올린 강력한 전자기파가 오히려 '블랙홀'을 만들어 적군의 전파가 반사되는 것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적군의 통신시스템을 일시적으로 '먹통' 상태에 빠지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또한 높은 에너지의 극초단파가 전리층의 전자기장을 튕겨 내 극저주파를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이 극저주파는 다시 수심 100m 이상의 바닷속으로 침투해 잠수함과 교신을 가능하게 한다고 전문가들은 매체에 전했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가 실험을 진행한 수라(Sura) 기지도 1981년 옛 소련이 이러한 군사적 목적을 위해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미국 국방부 산하 연구개발 조직도 강력한 에너지 빔을 방출할 수 있는 기지를 건설했고, 중국과학기술원 등도 군부의 지원을 받아 하이난성 산아에 관련 시설을 짓고 있다고 SCMP는 밝혔다.

한편 매체는 인위적인 대기 조작이 허리케인, 지진, 쓰나미 등의 '인공 재난'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내놨다. 실제 중국과 러시아가 진행한 실험은 영국 국토의 절반 크기인 12만 6000㎢에 달하는 대기에 물리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한 과학자는 이에 대해 "우리는 신이 아니며, 지나친 우려는 금물"이라며 "러시아는 프랑스, 미국 등과도 공동 연구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실험이 자연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그 위력이 너무 작다"고 말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