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불법감찰 의혹]
김태우 수사관 추가 폭로
靑 "장관 감찰은 정당한 직무수행… 공항철도는 공기업으로 착각한 것"
이에 김 수사관은 지난 4월 환경부 내 쓰레기 처리 대응 방식, 김 전 장관 업무 처리에 대한 부처 내부 동향 등을 수집해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지난 9월 환경부가 흑산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하자 더 강도 높은 첩보 지시가 내려왔다"며 "흑산도 신공항에 대한 환경부의 반대를 정권 차원에서 부담스러워해 '표적 감찰'을 주문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했다. 김 장관은 결국 교체 대상에 오른 뒤 10월 교체됐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정 장관을 겨냥해 감찰을 한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쓰레기 대란은 당시 환경부 대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비판이 있었다"며 "이에 특감반이 정식으로 직무 감찰을 한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흑산도 공항에 대해서도 감찰 지시는 있었지만 "부처 간 엇박자와 인사 전횡 등 직무 관련 소문을 확인하라는 지시였다"고 했다. 그러나 부처 간 조율은 총리실이 담당하고 있다. 이번에도 청와대 특감반이 월권(越權)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김 수사관 직속상관인 이인걸 특감반장이 민간 기업인 공항철도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수사관에 따르면 이 반장은 지난해 "우리 감찰 대상은 아니지만 비리가 있다고 하니 확인해 보라"며 '주식회사 공항철도'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민간 기업 사찰이 불법인 것을 알고서도 지시했다는 것이다. 김 수사관은 "불법임을 알고 일부러 조사를 안 하고 다른 첩보를 냈다"며 "그런데 몇 개월 뒤 이 반장이 다른 사람에게 같은 첩보를 알아보라고 해 '내가 불법입니다'라고도 말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특감반장이 공항철도를 감찰 대상인 공기업으로 잘못 알고 지시했던 것"이라며 "그가 '우리 감찰 대상은 아니지만'이란 말 역시 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김 수사관이 조사 지시를 거부한 적도 없다"며 "공항철도에 대한 비슷한 제보가 또 정식 민원으로 접수돼 (이 반장이) 다른 감찰반원에게 알아보라고 시켰지만, 이 반원은 '공항철도는 우리 감찰 대상이 아니다'라고 보고했다"고 했다.
김 수사관이 잘못된 지시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반장이 감찰 대상을 착각해 두 번이나 잘못된 지시를 했다면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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