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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9 (토)

쥬라기공원 비켜라… 토종 점박이 납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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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점박이' 2편으로 돌아온 한상호 감독

"단순히 크아앙~ 하고 소리 지르는 공룡이 아닌, 두려움, 기쁨, 외로움, 슬픔까지 연기하는 공룡이랍니다."

2012년 전국 어린이들을 공룡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 영화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이 2편으로 돌아온다. 전편이 8000만년 전 백악기 한반도에 남은 타르보사우루스 점박이가 호시탐탐 제왕 자리를 노리는 공룡 '애꾸눈'과 겪는 갈등을 그린 영화라면, 이번 영화는 점박이가 납치당한 막내아들을 구한 뒤, 이들을 위협하는 돌연변이 공룡에게 맞서는 이야기. 개봉 전부터 학부모들은 '가방, 옷, 신발까지 공룡만 고집하는 아이가 벌써부터 점박이를 기다린다'는 등의 기대평을 남겼다.

조선일보

한상호 EBS PD가‘점박이’ 인형을 손에 끼고 웃고 있다. 그는“할리우드 영화‘쥬라기 공원’에서 공룡이 나오는 장면은 몇 분 안 되지만, 우리 영화는 90분 내내 나온다”며 웃었다. /고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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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한상호(48) EBS PD는 찰리 브라운이 그려진 티셔츠에 공룡 패치가 박힌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25일 개봉하는 점박이2에 대해 한 PD는 "점박이 이야기를 1인칭 시점에서 독백으로 들려준 1편과 달리 속편은 출연 공룡 모두 각자의 캐릭터를 갖고 대사를 치는 완전한 극영화"라고 강조했다. 2012년 개봉한 점박이1이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드물게 100만 관객을 동원하면서 가능성을 본 뒤 내린 결정. 그는 "우리나라 공룡 영화도 잘될 수 있다는 희망을 얻었고, 시리즈로 이끌어갈 수 있는 점박이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연기하는 공룡'을 구현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다큐 영화일 때는 사실적 동물 움직임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면 됐지만 이제는 배우로서 공룡을 고려해야 했다. 먼저 공룡의 입 구조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한 PD는 "입 주변 근육은 어떻게 움직이는지 테스트하는 데만 6개월이 넘게 걸렸다"며 "무서움, 슬픔, 기쁨, 외로움 등 깊은 감정을 연기하는 공룡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기분과 상황에 따라 고개는 어떻게 돌려야 하는지, 눈빛은 어떻게 지어야 하는지 등 세밀한 연기도 입혔다. 제작하는 데 5년이 넘게 걸린 이유다.

한 PD는 우리 아이들에게 우리 땅에 살던 공룡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대부분 '공룡' 하면 티라노사우루스를 생각하지만, 티라노는 주로 북미에서 서식했던 종(種). 점박이는 아시아에서 살았다고 전해지는 타르보사우루스다. 제작도 우리 기술로 했고, 인력도 외국에 의존하지 않았다. "할리우드 영화보다 더디고, 기술도 부족해 보이겠지만 우리 공룡 이야기를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우리 아이들도 쥬라기 공원 같은 대표작 하나 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해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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