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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칼럼]안병학의 세상이야기"밀가루에 포위된 식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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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안병학 칼럼니스트


우리나라 일인당 쌀 소비량은 연평균 61.8kg 이다. 80년대 초에 비교하면 쌀 소비량이 반 토막이 났다고 한다. 우리민족은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고 과거의 쌀은 중요한 화폐로 인식 할 만큼 국가경제의 핵심이었다.

과연 우리나라 국민은 무얼 먹고 있을까? 밀가루를 주목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산 밀가루는 생산기반이 붕괴되었다. 그나마 우리 밀을 장려하여 겨우 생산되던 우리밀 은 용도와 사용처를 확보하지 못해 재고가 넘쳐나 폐기처분 한다고 한다. 우리밀 수매를 통해 생산을 장려해야 하는데 어불성설이다. 수입밀은 무려 99%를 미국 호주 등에서 수입하여 용도에 맞게 가공, 시장을 독점하므로 우리밀 설자리를 봉쇄하고 말았다. 그 결과는 밀가루 음식이 쌀을 밀어내고 주식화 되는 현상마저 초래하여 한국인의 식단에 일대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밀가루 음식의 대표는 빵과 라면으로 대표되고 있으며 식품의 다양성도 무시 할 수 없다. 밀가루는 탄수화물 92%, 단백질 8% 로 구성된 고 탄수화물 식품으로 그 폐해도 만만치 않다. 밀가루식품에 반드시 첨가되어야 순기능을 발휘하는 첨가물이 그 폐해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우린 경각심을 알면서도 이 밀가루 중독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한다.

빵이 되기까지는 설탕을 비롯한 많은 첨가물이 있어야 맛있는 빵으로 탄생된다. 라면역시 첨가물중 나트륨 성분을 빼놓고는 라면 구성 자체가 되지 않는다. 이외에 피자, 햄버거, 국수, 파스타, 튀김류, 쿠키 등 많은 품목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밀가루도 통밀이 아닌 하얗게 정제된 밀가루만 고집하는데 미네랄이나 섬유소가 다 제거되고 탄수화물만 남기 때문에 백색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우리나라 국민의 연간 밀가루 소비량은 얼마나 될까? 무려 1인당 35kg 이라고 한다.

편의점을 비롯한 인스턴트 음식점에서 가장 빠르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바로 밀가루 음식이기에 손쉽게 선호하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결국 우리나라에서 생산되지 않는 밀가루기에 식량자급률은 현저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고, 쌀의 생산은 통계에서 벗어나 가격등락의 변동성이 커 식량시장이 왜곡되어 잠식당하고 있다.

“밥이 보약이라는” 옛말은 어느덧 고전으로 남아있고 밀가루 음식의 환상이 점점 더 식탁을 점령하고 있는 시점에서 무언가 쌀에 대한 변화를 유도해야 할 실정이다.

쌀은 밥과 떡으로만 한정이 되어있어 쌀 식품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국수를 비롯한 기타 제품에 쌀이 드넓게 사용되어야 하나 밀가루보다 세배 높은 가격과 가공용 쌀 개발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밀가루의 위상을 쫓아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밀가루의 많은 섭취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 할 수 없다. 밀가루의 단백질 성분은 글루텐으로서 반죽을 부풀어 오르게 하고 쫄깃한 식감을 살려주는 성분인데 많이 먹으면 소화 장애, 아토피, 비만을 유발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시장엔 수많은 라면류를 비롯한 밀가루 식품이 대종을 이루고 먹거리 시장을 선점 하고 있다. 특히 라면 중에는 컵라면이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에서 간식이나 한 끼 식사의 대용으로 혼밥족의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다.

라면은 라면의 종류가 다양하게 펼쳐져 있는데, 짬뽕, 짜장, 칼국수, 스파게티, 냉면, 비빔면 등 그 종류가 다양한 점에 주목을 끈다. 이 밖에 냉동피자, 햄버거를 비롯한 지속적이고 집요하게 판매대에 채워지는 밀가루음식은 밀가루의 천국임을 방불케 한다.

밀가루에 중독된 입맛을 대체할 식품이 과연 무엇이 있을까? 아무리 찾아보아도 밀가루가 사로잡은 입맛에 밀가루 버금가는 식품에 손이 잘 가지 않는다.

굳이 찾으라고 하면 메밀, 옥수수, 감자, 콩, 수수, 아몬드, 아마씨, 등을 가루로 만들어 밀가루 대용으로 활용하는 것 외에 없다. 물론 쌀가루도 시중에 나와 있지만 그렇게 대중성이 되지 못하고 있다..

1970년대 혼 분식 장려정책이 우리 밀은 발목을 잡히고,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값싼 잉여곡물인 밀가루가 공급되면서 먹거리 시장을 완전히 선점하여 쌀 위주의 우리 식탁이 밀가루에 포위된 형국이다. 그만큼 식량자주권의 위험요인과 더불어 식량 자급량을 속수무책으로 끌어내린 역사적 사실도 밀가루 음식을 보면서 반면교사로 여겨야 한다.

- 약력- 강원 평창출생,농식품 컨설런트,수필가.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며,대표저서로는 <안병학의 농식품이야기>,<사람사는 세상에>,<이야기가 있는 마당>,<덕거리 사람들> 등의 작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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