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들 "상권 겹쳐 매출 타격" 발동동
편의점 4만개·치킨매장 4만개…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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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편의점은 전국 곳곳에 있는데, 편의점에서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판매하면 가맹점주들은 다 죽으라는 소리와 다름없습니다. 상권이 무조건 겹칠 수 밖에 없어요. 가맹본부(본사)만 배를 또 채우겠다는 것이죠." B사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는 점주 A 씨는 "B사가 편의점 세븐일레븐에서 치킨 낱개(조각) 판매에 돌입하는 것은 상생 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다를 바 없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편의점과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손을 잡고, 편의점서 치킨 낱개 판매에 나서는 것과 관련해 치킨 가맹점주들이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지난 11월부터 B사 치킨 프랜차이즈와 치킨 판매에 대한 협력 계약을 맺고 치킨을 낱개로 판매중이다. 1·2인 가족을 겨냥해 소량 판매하는 것이 특징으로, 세븐일레븐은 직영점 10곳에서 시험 운영을 거쳐 향후 점포를 늘려갈 예정이다. 이미 편의점업계는 자체적으로 치킨 판매를 하고 있지만,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은 B사가 최초다.
가맹본부 측은 치킨 한 마리 전체가 부담스러운 분들이 있으니 부위별로 기호에 맞게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것이라는 판단하에 편의점 판매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가맹점주들의 반발은 거센 상황. 점주 B 씨는 "안그래도 대한민국은 치킨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치킨전문점이 많아 경쟁이 치열한데, 이제 편의점까지 뛰어들면서 '치킨게임'을 하자는 것 아니냐"면서 "치킨 매장 옆 편의점서 치킨을 판매하면 무조건 매출은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전국에 전국의 치킨 매장은 약 4만개, 편의점도 4만개나 된다. 점주 C 씨는 "치킨업계는 가맹본부만 배를 채워 갑질 논란을 겪었는데도, 상생 경영을 하기는 커녕 여전히 본부 매출만 올리는 판매·마케팅을 벌인다"면서 "상권이 겹치는데도 불구하고, 편의점과 치킨 판매 협업을 하면서 가맹점주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가맹본부 측은 "10곳에서 테스트 중으로 상권이 겹치지 않고, 가맹점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B사는 치킨 가격 인상, 일감 몰아주기, 회삿돈 유용 등 각종 논란과 의혹에 휩싸여 갑질 기업으로 낙인이 찍힌 상황이다. 지난해 8월에는 푸드트럭 사업 진출을 위해 특허청에 상표권을 등록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푸드트럭의 경우 영세 자영업자나 자본이 없는 청년창업자들의 주된 사업 영역이라는 점에서 대형 프랜차이즈의 대표 갑질 논란으로 확대됐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편의점 치킨 판매는 규정상 아무 문제가 없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업계와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간의 전략적입 협업은 계속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편의점업계의 치킨 판매는 활발하다. 미니스톱은 현재 전체 점포 2500여 곳에서 후라이드 치킨을 판매 중이다. CU는 후라이드 운영 점포수를 전국에 2200곳을 운영 중이다. GS25는 치킨 판매대인 '치킨25' 운영 중이다. 현재 3000여 점포에서 조각 치킨을 판매 중이다. 게다가 GS25는 내년 1월부터 치킨을 튀기는 편의점에 한해 튀김기름 비용의 50% 지원 등 부대비용을 '치킨 장려금' 형태로 지급하기로 하는 등 편의점 내 치킨 판매가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맥주와 함께 편의점에서 '치맥'을 즐기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앞으로 편의점에서 치킨 낱개 판매를 하는 곳은 점차 늘어날 예정"이라며 "치킨 가맹점주들이 상권 침해와 매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어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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