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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3년마다 '진흙탕 싸움'…내달 공인중개사협회장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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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8일 신임회장 선거 앞서 내부 갈등으로 소송戰

작년 말 기준 부채·자본총계 903억원 거대조직

정작 회원들은 관심 적어…'그들만의 싸움' 지적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국내 공인중개업계를 대변하고 각종 공제, 교육, 홍보사업을 전개하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다음달 12대 신임 회장을 선출한다. 그러나 입후보 등록 절차도 거치기 전부터 협회비 등을 둘러싼 각종 루머가 흘러나오며 선거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12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이달 14일부터 17일까지 공인중개사협회장 선거 입후보 등록을 진행한 뒤 다음달 8일 신임회장을 뽑는다. 이번 선거는 황기현 현 협회장의 3년 임기가 다음달 14일 종료되는 데 따른 것으로, 앞선 7일 오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열어 선거일을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달 부터 현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와 이에 반대하는 일부 대의원이 소송전에 돌입하며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일부 대의원들은 지난달 8일 임시총회를 통해 꾸려진 선관위와 관련구성안건 통과를 위해 일부러 총회 참석 인원을 축소했다며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인 상태다.

앞선 10월에는 특정 계좌에 예치된 협회비를 담보로 협회가 15억원 규모의 특혜 대출을 받아 관련 예금의 중도해지나 이전이 불가능한 동결상태가 됐다는 루머가 퍼졌고, 협회는 10월15일 모든 예치금을 다른 지점의 계좌로 옮기는 방식으로 사실이 아님을 증명하는 해프닝으로 이어졌다.

이밖에 협회가 올해 역점사업으로 내건 부동산 거래정보망사업(한방) 마케팅 과정에서 광고비를 빼돌려 모처에 토지를 매입했다는 소문도 확산됐다. 협회는 그간 한방 사업과 관련해 집행된 광고비 예산 내역을 모두 공개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형사고소를 접수ㆍ추진중인 상황이다.

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갈등이 격화되는 모습은 2008년 직선제 도입 이후 3년 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협회는 가입 중개사 규모가 10만명이 넘는데다가 지난해 말 기준 부채 및 자본총계가 903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조직으로 꼽힌다. 선출직인 회장의 연봉 역시 억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원들은 협회 업무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고있어 '그들만의 싸움'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협회는 이사회와 대의원, 지부장 등의 조직을 중심으로 공제ㆍ교육ㆍ홍보 등 사업을 전개한다. 이를 위해 일반 회원들은 최초 회원 가입 시 약 50만원 수준의 협회 가입비를 납부하며, 공제가입 시 연 19만8000원을 납입한다. 해당 공제료는 중개사고 발생을 대비한 보험금의 성격이며 서울보증보험도 유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 현업 공인중개사는 "협회에 가입한 지 수년이 지났지만 딱히 교류를 하거나 관심을 두기 어려웠다"면서 "최근에는 거래 절벽으로 영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 회장 선거 등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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