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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불법촬영 등 젠더 폭력

[2018 국감] “화장실 몰카 1500개 삭제하는데 고작 9명”…여성인권진흥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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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가위, 31일 현장시찰 "불법영상물의 소비 만연…한번 유포되면 절대 삭제 안돼"

아주경제

여성인권 보호 현장 찾아간 국회 여가위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전혜숙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위원들이 31일 오전 국정감사의 일환으로 서울 중구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을 방문, 변혜정 원장 등 관계자들과 여성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를 돕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18.10.31 utzza@yna.co.kr/2018-10-31 11:03:29/ <저작권자 ⓒ 1980-201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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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성범죄 피해영상을 삭제하는 인력이 9명이다. 대부분 20대 여성들이다. 인력확보와 불법영상 삭제 인공지능(AI) 프로그램 도입을 위한 국회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31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하 진흥원)을 찾아 디지털 성범죄 피해지원센터 및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의 업무현황을 듣고, 실제 불법영상 삭제 현장을 둘러봤다.

현장시찰에는 전혜숙 여가위 위원장을 비롯한 여야의원들과 최창행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 등 여가부 관계자, 변혜정 진흥원 원장을 비롯한 진흥원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진흥원은 성매매방지 중앙지원센터 운영·여성긴급전화·성매매 피해 청소년 치료 및 재활·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관련 예산은 지난해 69억3500만원에서 올해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신고센터 운영, 디지털 성범죄 대응 및 지원사업이 추가되면서 104억3800만원으로 50.72% 증액됐다.

이날 현장에선 관계자들의 다양한 애로사항이 나왔다. 박성혜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 삭제지원팀장은 “유포사이트에서 ‘화장실’만 검색해도 관련 영상이 1500개가 넘는다. 여성의 일상을 유포해 상품처럼 판매하는 불법촬영물 소비문화가 너무 만연해 있다”면서 “한번 유포되기 시작하면 100% 제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예방과 사전대응을 위한 교육이 중요한데 16명의 인력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수아 삭제지원팀원은 “관련 영상을 하루 종일 보다 보면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 팀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추가 인력과 불법 영상물을 걸러주는 자동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토로했다.

여야 의원들은 고충에 공감하면서도 효율적인 업무시스템 확보를 주문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영상을 삭제하기 위해 온종일 성관계 영상물을 봐야 하는 인력들이 20대 어린 여성들이라는 게 가슴이 아프다”면서 “이들의 심리·정신건강을 위한 지원도 필요하지만 지나치게 살색이 많은 이미지나 영상은 일차적으로 AI(인공지능)가 걸러주는 시스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타부처에 요청해 보겠다”고 말했다.

유민봉 한국당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가정폭력·직장내 성범죄는 폭력이면서도 젠더 감수성이 필요하고, 인권의 문제이기도 하다”면서 “때문에 경찰청·법무부·여가부·과기부·방통위 등 부처 공조가 필요하고 여가부가 전체를 조망해 업무 범위에 대한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흥원 역시 그 안에서 무엇을 어디까지 요구할 것인지 업무범위를 명확하게 하지 않으면 피해자 지원을 하는 이들이 오히려 피해를 호소하는 비인권적 사태가 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변혜정 진흥원 원장은 “젠더폭력 노하우가 쌓인 40대 이상 직원들은 정보기술(IT) 전문성이 떨어지고, IT기기에 능숙한 20대 직원은 이 부분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해 직원 채용의 어려움이 있다”면서 “실제 커플 몰카나 불법 도촬 등 관련 영상물을 반나절만 봤는데도 구역질이 나더라. 내년에는 시스템 구축비와 직원들 정신과 상담·힐링프로그램 예산을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경찰과 방통위의 공조가 안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황이 워낙 예민하다보니 (피해자가 거부하는 부분도 있고) 다른 기관들의 젠더 감수성을 믿고 맡길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어떻게 프로그램을 짜서 지원 방안을 마련할지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지연 기자 hanji@ajunews.com

한지연 hanji@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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